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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신데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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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신데렐라

감독 봉만대 | 출연 도지원, 신세경, 안규련, 유다인 제작 (주)미니필름 | 배급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등급 15세 관람가 | 시간 95분 | 2006년 상영관 메가박스 <아파트><크립><착신아리 파이널>. 아파트와 지하철, 핸드폰 문자 메시지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공간과 생활 소품을 공포의 소재로 가져오는 공포영화들이 늘어나고 있다. 외모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대한민국 현대 사회. <신데렐라>는 우리의 또 다른 일상이 되어버린 성형수술을 공포의 직접적인 소재로 가져온다. 열일곱 여고생 현수(신세경)는 참 곱다. 타고나길 예쁘게 타고났지만 성형외과 의사인 엄마 윤희(도지원)의 지극한 피부 관리 덕에 얼굴에서 그야말로 '빛'이 난다. 하지만 현수의 친구인 수경, 재희, 혜원은 모두 얼굴에 한두 가지 불만들을 갖고 있다. 쌍꺼풀 없는 눈이, 낮은 콧대가, 도드라진 턱이 맘에 들지 않는다. 이들의 수호천사는 윤희. 그들은 윤희를 찾아가 성형수술을 감행하고 예뻐진 자신의 모습에 행복해한다. 하지만 만족도 잠시. 그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흘러내리거나 칼로 난도질당하는 환영에 시달린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서서히 죽음을 맞는다. 친구들의 연이은 죽음에 공포를 느끼던 현수는 어느 날, 집 안 지하 창고에서 성형에 관한 엄마의 자료를 보게 되고 그녀가 비밀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다.
신데렐라 ⓒ프레시안무비
성형수술을 직접적인 공포의 소재로 가져온 만큼 <신데렐라>가 선보이는 영상은 섬뜩하다. 반짝반짝 빛나는 여고생의 뽀얀 얼굴 위로 붉은 칼날이 스쳐 지나는 장면들은 슬래셔 무비를 연상케 하는 잔혹미를 선사한다. 외모를 두고 벌이는 여고생 간의 시기와 질투도 순간순간 섬뜩한 기운을 느끼게 만든다. 그러나 성형수술은 <신데렐라>에서 공포를 영상으로 옮기고, 이야기를 꾸리는 '소재'에 지나지 않는다. <신데렐라>는 칼로 난도질되는 이미지에 몰두하기보다 왜곡된 '모성애'가 만들어낸 비극의 이야기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모성애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괴담의 가장 주요한 이야깃거리로 사용되는 소재다. 자식에게 보이는 엄마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든든하고 조건 없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신뢰의 양이 큰 만큼 그것이 배신당하는 순간의 파괴력 또한 엄청나다. 기성의 가치를 파괴하는 데서 미학을 찾는 공포영화가 모성애를 단골 소재로 택하는 건 모성애가 신뢰와 배신의 연결 고리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도구이기 때문일 것이다. <신데렐라>는 '신뢰와 배신'이 공존하는 모성애의 양면을 세심하게 그려낸다. 윤희의 과거사를 향해 촘촘히 짜여진 드라마 얼개와 그 뒤에 숨어 있는 반전이 <신데렐라>의 가장 큰 매력. 하지만 부드럽게 마무리된 드라마 얼개는 <신데렐라>의 장점인 동시에 약점으로 작용한다. 중반을 넘어서며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한 <신데렐라>는 이야기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공포의 긴장감을 잃고 말았다. 에로영화를 통해 남다른 이력을 쌓아온 봉만대 감독이 선사하는 색다른 음향과 카메라 기법은 <신데렐라>를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 거기에 도지원과 신세경의 안정된 연기가 더해져 편안한 공포영화 한 편이 완성됐다. 하지만 이야기에 너무 '신뢰'를 둔 <신데렐라>는 공포영화만의 '배신과 파괴'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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