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극장가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괴물이 격돌했다. 개봉 3주 차를 맞이하는 <괴물>은 지난 주 전국 관객 900만 명 이상을 동원했다. 충무로의 관심은 이제 <괴물>이 언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느냐가 아니라 <왕의 남자>를 넘어서 어디까지 뻗어나갈까에 쏠려 있다. <괴물>이 여전히 괴력을 발휘하고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 <몬스터 하우스>의 바람도 만만치않았다.예상외로 10만 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개봉 첫 주 서울 주말 관객동원 2위를 차지한 것. 악령이 깃든 괴물같은 집에서 사춘기 아이들이 벌이는 소동극을 다룬 <몬스터 하우스>는 스필버그와 저메키스의 합작 애니메이션답게 탄탄한 구성과 볼거리로 청소년 관객층을 끌어들이는 데 비교적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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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를 이어 말과 소녀의 우정을 그린 <각설탕>과 독특한 장르와 형식으로 개봉하자마자 네티즌들의 논쟁을 불러 모은 이재용 감독의 <다세포 소녀>가 각각 서울 주말 관객 8만 여명과 7만5천여 명을 모으면서 3, 4위를 차지했다. 가족을 대상으로 한 영화 <각설탕>과 <몬스터 하우스>는 방학이라는 특수시즌을 맞아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개봉한 영화 중 가장 화제가 된 영화는 <다세포 소녀>. 연재 당시 도발적인 소재로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던 인터넷 만화처럼 영화 <다세포 소녀>도 관객들로부터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영화 장르의 영역을 한 폭 넓혔다'는 옹호론에서부터 '원작의 매력을 전혀 살리지 못한 영화'라는 평가까지 <다세포 소녀>를 둘러싼 평가는 반으로 갈렸다. 제작 단계부터 화제작이었던 <다세포 소녀>가 개봉 첫 주 4위로 출발한 것은 다소 기대 이하라고도 할 수있지만, 영화의 발칙한 코드가 관객들과 제대로 소통했는지에 대한 여부는 다음 주쯤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5위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가 연출을 맡은 <게드전기-어스시의 전설>. 한국에서도 인기를 모았던 판타지 장르에 대한 기대감과 아버지의 후광을 입은 <게드전기-어스시의 전설>은 개봉 첫 주 서울 주말 관객 3만5천명을 모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영화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지 문학으로 꼽히는 어슐러 르 귄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그 다음으로는 <스승의 은혜>가 6위를 차지했다. 지난 주 2위로 나름 선전했던 <플라이 대디>는 개봉 2주차에 접어들면서 급격한 관객감소를 보이며 7위에 그쳤다. 이준기의 신작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이준기의 힘만으로는 그의 팬이 아닌 일반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데 역부족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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