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이클 만
출연 콜린 파렐, 제이미 폭스, 공리, 나오미 해리스
배급 UIP 코리아 |
등급 18세 관람가 |
시간 132분 2006년 |
상영관 메가박스, 씨네시티 <마이애미 바이스>의 첫 장면은 흡사 <콜래트럴>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린킨 파크와 제이 지가 함께 부른 'Numb'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클럽 안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귀를 때리는 비트에 맞춰 춤을 춘다. 발 하나 디딜 틈 없는 클럽 안은 끈적한 밤의 열기로 뜨겁다. '대도시의 뒷골목', '질척한 밤공기'는 마이클 만의 영화 세계를 논하는 데 있어 빠뜨릴 수 없는 요소다. <콜래트럴>의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마이클 만은 20여년전 자신에게 연출자로서 명성을 안겨줬던 '고향'인 마이애미로 되돌아갔다. 지난 84~89년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TV 형사시리즈
의 기획자이자 초기연출자였던 그는 자신의 자식과 다름없는 이 드라마를 영화로 재탄생시키면서 자신의 감각적 영상미와 연출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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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바이스 Miami Vice ⓒ프레시안무비 |
FBI, CIA, DEA는 합동 수사본부를 꾸리고 거대 마약 거래 조직을 소탕에 나선다. 그러나 곧 내부 정보 유출로 관련 정보원과 수사원이 살해되면서 수사는 곤경에 빠진다. 이에 마이애미 경찰 소니(콜린 파렐)와 리코(제이미 폭스)가 비밀리에 작전에 투입된다. 소니와 리코를 마약 운반책으로 위장시켜 국제적인 마약 거래 조직의 내부에 잠입시키려는 것. 마약 운반을 성공리에 마치고 조직의 신임을 얻은 소니는 계속해서 조직의 기밀을 캐기 위해 조직 보스의 정부 이사벨라(공리)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그러나 리코가 우려한 대로 소니와 이사벨라의 관계는 점점 깊어져 간다. <마이애미 바이스>는 한 마디로 '마이클 만의 영화'다. 일체의 군더더기없는 연출, 빠른 편집과 강렬한 음악 , 그리고 선악의 경계선 위에 위태롭게 서있는 남자들의 거친 세계 등은 여지없이 '마이클 만적(的)'이다. 마이클 만의 카메라는 변함없이 대도시 마이애미의 뒷골목을 그려 보인다. 국제적인 규모의 밀거래와 조직적인 범죄가 횡행하는 도시의 뒷골목은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해안선으로 이름 높은 휴양도시 마이애미의 또 다른 얼굴인 셈이다. 마이클 만은 <마이애미 바이스>에서 한층 더 커진 스케일을 보여준다. 카메라는 바다와 창공을 가르며 소니와 이사벨라를 따라 쿠바의 하바나로 향한다. 가난한 도시 하바나에도 마약 거래로 배를 불리는 사람들이 있는 건 마찬가지다. 어쩌면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소니와 리코 뒤로 보이는 마이애미와 하바나의 밤 풍경인지도 모른다. 마이클 만이 그려내는 대도시 뒷골목의 끈적하고 비릿한 밤공기는 스크린 너머 관객들의 피부에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몇 차례 커다랗게 잡히는 도시의 원경에서는 도시 야경의 화려함과 함께 비정함과 장중함마저 느껴진다. 헬리콥터에서 촬영한 바다 장면이 주는 시원한 느낌은 가히 압권이라 할 만 하다. 특히 마지막 총격 신의 리얼한 현장감은 마이클 만의 정교한 연출력이 빛나는 다시 보기 힘든 명장면임에 분명하다. <마이애미 바이스>에서 가장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소니와 이사벨라의 관계이다. '마초 감독'이란 딱지에도 불구하고 마이클 만은 <라스트 모히칸>에서 남녀 주인공의 목숨건 애절한 사랑을 그려냈는가 하면, <콜래트럴>의 검사 애니(제이다 핀켓 스미스) 처럼 용감하고 현명한 여성캐릭터를 비중있게 부각시킨 적도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감독은 소니와 리코의 우정 못지 않게 소니와 이사벨라의 우정과 사랑의 감정을 강조하려 함으로써 오히려 방향을 잃어버린 듯한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거대 마약 조직의 중책으로 냉정하게 일을 처리하는 이사벨라를 연기한 공리의 카리스마만큼은 압도적인 것이 사실이다. <마이애미 바이스>는 마이클 만 특유의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 노련한 구성과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져 말 그대로 '영화를 보는 재미'를 만끽하게 하는 작품이다. 132분이라는 상영시간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은 건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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