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그리도 덥더니, 영화제 셋째 날을 맞이하는 11일 제천은 보슬보슬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안개로 자욱한 청풍호반이 음악영화제의 운치를 더해준다. 어제 밤 <원 썸머 나잇>의 '윈디 시티'와 '러브 홀릭', '델리 스파이스'가 지펴놓은 한 밤의 열기도 차분히 가라앉는다. 영화상영과 음악공연이 밤낮으로 펼쳐지고 있는 제천. 지난 해, 아시아 최초의 음악영화축제로 첫 발을 내딛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는 영화와 음악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구성으로 영화 관계자와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냈었다. '소문난 잔칫집'에 정말 맛있는 음식이 많은지 영화제 중반으로 접어드는 JIMFF 속으로 들어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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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관객들이 최고에 이를 주말을 하루 앞둔 금요일의 제천 풍경.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 뭐니 뭐니 해도 영화제의 묘미는 영화관람 '음악 영화제'와 '휴양 영화제'를 표방하는 JIMFF에 음악과 청풍호반의 시원한 바람만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유명 밴드들이 공연하는 <원 썸머 나잇> 같은 음악 프로그램도 인기지만, 영화관에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JIMFF가 마련한 영화들은 평균 좌석 점유율 70~80%를 상회하며 인기를 모으는 중이다. JIMFF에 따르면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섹션은 7편의 영화가 출품된 '패밀리 페스트'라고. 이중 평범한 사람을 꿈꾸는 천재소년의 성장기를 담은 영화 <천재소년 비투스>는 10일 첫 상영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개구리 중사 케로로- 최종병기 키루루> 또한 아이들과 가족의 관심으로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11일 상영된 영화들 중에서는 <아이슬란드의 외침>과 <우유와 아편>이 매진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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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펼쳐지고 있는 곳엔 청풍호반이 자리잡고 있다. 호반은 고요해도, 영화제는 뜨거운 활기가 넘치다.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영화 상영시간이 다가오니 문화의 거리에서 거리 축제를 즐기던 관객들이 하나 둘 모여 어느새 영화관 1층 로비를 가득 채운다. 음악이 어우러진 영화에는 영화팬들뿐 아니라 음악팬들의 관람 행렬도 이어진다. 오늘 11일 상영된 <분노의 채널>도 음악팬들의 지지를 받은 작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랩퍼들이 벌이는 랩 배틀을 담은 <분노의 채널>은 흥겨운 아랍 힙합을 들려준다. <분노의 채널>을 관람한 허유진(23)씨는 "음악을 배우고 있는데 아랍음악을 들으러 왔다. 힙합음악이지만, 아랍 특유의 리듬이 섞여 있어서 독특했다"라고 감상평을 전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신은경(26)씨는 "제천영화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음악 중심인 영화제라 독특한 색깔이 있는 것 같다"며 영화제 참여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제 2회를 맞이한 JIMFF는 영화팬에게도, 음악팬에게도 특색 있는 영화제로 평가받고 있다. JIMFF의 영화와 음악은 8월 14일까지 보고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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