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브라운관의 여왕', 스크린 스타로의 분투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브라운관의 여왕', 스크린 스타로의 분투기

[핫 피플] 제2의 맥 라이언, 제니퍼 애니스톤 스토리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제니퍼 애니스톤은 '미국 브라운관의 여왕'으로 불렸다. 그녀가 출연한 TV시트콤 <프렌즈>는 첫 전파를 탔던 1994년부터 2004년 종영되기까지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프렌즈>의 종영 이후, 애니스톤은 브라운관을 떠나 스크린으로 완전히 둥지를 옮겼다. 비록 브라운관에서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대스타였다지만 스크린은 애니스톤에게 그리 호락호락한 곳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결국 할리우드도 이제 그녀에게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 <폴리와 함께>(2004), <이별후에>(2006)의 흥행으로 애니스톤은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얼굴로 떠올랐다. 그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국내에서 개봉한 인디 영화 <돈많은 친구들>을 통해서는 함께 출연한 프란시스 맥도먼드과 캐서린 키너, 조앤 쿠색 등 연기파 배우들에게 뒤지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임으로써 스스로가 만만치 않은 실력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했다.
돈많은 친구들 ⓒ프레시안무비
<프렌즈> 시리즈 도중인 1996년 제니퍼 애니스톤은 로맨틱 코미디 <그녀를 위하여>의 르네 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한눈 파는 남편 때문에 불만에 쌓인 르네는 <프렌즈>의 귀엽고 낙천적인 레이첼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인물. 어쨌든 애니스톤은 이 작품을 통해 작은 영화의 조연으로서 조심스럽게 스크린으로의 진출 가능성을 점쳤던 것. 그러나 대중들은 '레이첼'이 아닌 '애니스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 후 <웨딩 소나타>(1997), <내가 사랑한 사람>(1998), <뛰는 백수 나는 건달>(1999)과 같은 소규모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지만 역시 깊은 인상을 남기는 데는 실패한다. 미국인들에게 애니스톤은 여전히 <프렌즈>의 레이첼일 뿐이었다.
프렌즈 ⓒ프레시안무비

제니퍼 애니스톤은 그러나, 그에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스크린의 문을 두드렸다. 2002년 제이크 질렌할과 출연한 <굿걸>에서 대중들에 앞서 미국 평단이 먼저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애니스톤은 이 영화에서 텍사스 시골마을의 한 백화점에서 일하는 외로운 여인 저스틴 역을 훌륭히 소화해 내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건조한 삶을 꾸려가는 서른 살의 여인 저스틴은 무력한 남편 필(존 C. 라일리) 몰래 백화점의 동료 직원 홀든(제이크 질렌할)과 비밀스런 연애를 시작한다. 애니스톤의 초라한 차림새와 삶에 지친 얼굴은 낯설었지만 새로웠다. <굿걸>은 애니스톤이 '레이첼'을 뛰어넘을 수 있음을 입증한 영화였다. 이후 애니스톤의 행보는 보다 영리해졌다. <굿걸>을 통해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인 애니스톤은 <브루스 올마이티>(2003)와 <폴리와 함께>(2004) 등에 출연한다. <브루스 올마이티>는 미국 박스오피스에서만 2억 4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흥행작. 물론 <브루스 올마이티>의 흥행은 전적으로 짐 캐리의 공이라는 게 영화계의 평가.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애니스톤 역시 첫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는 평가를 이끌어 냈다. <폴리와 함께>에서 애니스톤은 더욱더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한다. <폴리와 함께>는 소심한 남자 루벤(벤 스틸러)과 별난 여자 폴리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제니퍼 애니스톤이 맡은 폴리는 건망증에 시달리며 덜렁대지만 열정적이고 자유분방한 삶을 즐기는 여자다. 바로 <프렌즈>의 레이첼과 많이 닮은 캐릭터. <폴리와 함께>의 흥행은 "TV로 레이첼을 보던 사람들이 똑 같은 얼굴을 보기 위해 돈을 내고 극장에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견했던 영화 관계자들의 예측을 빗나가게 만드는 것이었다. 애니스톤은 이 영화로 비로서 '브라운관의 여왕'이라는 꼬리표를 떼어 내는데 성공한다.
애니스톤은 계속해서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한다. <루머 해즈 잇>(2005)과 <이별후에>(2006)가 바로 그것. 최근미국에서 개봉한 <이별후에>는 함께 출연한 빈스 본과의 염문설에 힘입어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애니스톤이 <폴리와 함께>의 성공 이후 로맨틱 코미디만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애니스톤은 영화 <디레일드>(2005)를 통해 스릴러 장르에 도전하기도 했다. '브라운관의 여왕'을 넘어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배우가 되기까지 제니퍼 애니스톤이 걸어온 행보는 미국의 브라운관과 스크린의 세계가 얼마나 뚜렷한 경계를 지니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제니퍼 애니스톤은 치열한 노력으로 그 경계를 넘어선 배우다. 그녀는 앞으로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에만 출연해도 큰 인기를 얻을 것이다. 과거에 맥 라이언이 그랬다. 그러나 애니스톤은 사랑스러운 여자 주인공 역할에만 안주할 배우가 아니다. 맥 라이언은 그러지를 못했다. 제니퍼 애니스톤이 '제2의 맥 라이언'이면서도 '제2의 맥 라이언'이 아닌 이유는 바로 그때문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