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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먹느냐, 어떻게 사느냐 그것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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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먹느냐, 어떻게 사느냐 그것이 문제

[할리우드 통신] 할리우드에 때 아닌 음식영화 붐

할리우드에서 이른바 '음식영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기사에서 "미국사회에서 웰빙바람의 영향으로 요리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집중 제작, 개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가 하면 "테러공포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음식이야말로 현대인들이 안락함과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란 사회학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BBC의 '네이키드 셰프' 등 프로그램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국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미국 리얼리티TV쇼 '더 레스토랑'의 주인공 로코 디스피리토, 일본식 퓨전요리로 뉴요커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노부 마츠히사 등 저명한 요리사들이 록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현상도 음식영화 붐에 중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이드웨이 ⓒ프레시안무비
미국에서 96년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무대로 한 스탠리 투치 감독의 <빅 나이트>, 2001년 이안의 <음식남녀>를 멕시코 이민가족 이야기로 리메이크한 <토틸라수프>, 2004년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사이드웨이> 등이 개봉된 적은 있다. 그러나 음식관련 영화들이 같은 기간에 한꺼번에 개봉되거나 제작되기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사이드웨이>가 미국 내에서만 7100달러의 입장 수입을 올린 것이 제작자들로 하여금 비슷한 소재의 영화를 기획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 리들리 스콧도 음식영화를 올 가을부터 내년 중 개봉될 음식소재 영화는 최소 6편. 이중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품은 미국에서 11월 개봉될 리들리 스콧감독의 <좋은 해 A Good Year>이다. 피터 메일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토대로 한 이 영화에서 러셀 크로는 어느날 갑자기 돌아가신 삼촌으로부터 유산으로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의 와인농장을 상속받는 런던의 은행가 역을 맡았다. 주인공이 금융인으로서의 삶을 청산하고 프로방스 시골에 정착한 후 와인농장을 되살려내고 주민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면서 인생의 새로운 맛과 여유를 되찾게 되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좋은 해 ⓒ프레시안무비
리들리 스콧감독은 프로방스에 자신의 와인농장을 갖고 있을 정도로 프랑스 와인 마니아로 정평 나있다. 따라서 제작사인 20세기 폭스는 스콧 감독의 개인적인 취향과 딱 맞아떨어진 수작이 나올 것으로 벌써부터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폭스사의 또다른 음식소재 영화인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패스트푸드 네이션>도 영화팬들의 관심이 쏠려있는 작품. 패스트푸드 업계의 실상을 신랄하게 폭로한 에릭 슐로서의 동명 르포저서를 링클레이터가 자신의 페르소나로 꼽히는 에단 호크와 손잡고 만들었다. 슐로서의 책은 패스트푸드 산업의 위해성에 관한 이모저모를 논픽션으로 엮어놓고 있다. 패트리샤 아퀘트, 에단 호크, 루이스 구즈만, 그렉 키니어, 에이브릴 라빈 등이 출연하며, 2006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초정됐다. 올해 말 이 작품의 개봉을 앞두고 맥도널드사는 <패스트푸드 네이션>이 '제2의 <수퍼 사이즈 미>'가 될 가능성에 벌써부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너 브러더스는 스콧 힉스 감독, 캐더린 제타-존스와 애런 애커트 주연의 <모스틀리 마사 Mostly Martha>를 흥행 기대주로 밀고 있다. 독일 영화를 할리우드버전으로 리메이크한 것으로, 제타-존스와 애커트가 뉴욕 식당가의 경쟁요리사들로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샤인><삼나무에 내리는 눈>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힉스 감독 역시 리들리 스콧처럼 와인광. 고국 호주의 애들레이드에 와인농장을 소유하고 있다.
. 사람들의 관심은 삶의 질 그런가하면 뉴라인시네마는 음식먹기대회를 소재로 한 코미디물 <당신이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올 연말쯤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노라 에프론 감독은 여성요리사를 주인공으로 한 <줄리&줄리아; 365일, 524개의 조리법, 1개의 작은 아파트부엌>이란 줄리 파월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고 있으며, <세렌디피티>의 피터 첼섬 감독은 로마와 투스카니를 무대로 이탈리아 요리에 경배를 바치는 <사랑의 음식> 촬영에 곧 들어간다. 뉴욕타임스는 영화계가 <사이드웨이>를 통해 음식물, 또는 먹는다는 행위가 주인공의 캐릭터를 드러내는 탁월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비로소 눈을 뜨게 됐다고 지적했다. 와인광 폴 지아마티와 버지니아 매드슨이 와인을 극찬하던 대사야말로 두사람의 성격과 삶을 표현하는 절묘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지아마티는 피노 누아 와인에 열광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피노 누아는 껍질이 너무 얇고 온도에 민감해서 아무데나 잘 자라는 카베르네와는 다른 포도이지요. 피노 누아는 끊임없는 보살핌과 관심이 필요로 해요"란 대사를 통해 자신의 상처받기 쉬운 내면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인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이 '삶의 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 맞물려, 앞으로 먹거리를 다룬 영화들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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