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코스타 가브라스 |
출연 호세 가르시아, 까랭 비야
수입,배급 (주)액티버스 엔터테인먼트
등급 18세이상 관람가 |
시간 122분 | 2005년
상영관 필름 포럼 브뤼노 다베르(호세 가르시아)는 15년간 성실히 근무한 제지회사로부터 정리해고 당한다. 퇴직금으로 15개월 치 월급을 받은 브뤼노는 의기양양하게 회사를 나온다. 그러나 중년의 이 남자를 다시 받아줄 회사는 세상 어디에도 없어 보인다. 브뤼노는 2년 반 동안 모든 제지회사에 이력서를 줄기차게 써냈지만 재취업에 실패한다. 결국 생존마저도 위협받게 된 브뤼노는 기상천외하면서도 섬뜩한 방법을 고안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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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Le Couperet ⓒ프레시안무비 |
<액스, 취업에 관한 안내서>는 도날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를 원작으로 코스타가브라스가 연출한 작품이다. 코스타 가브라스는 정치 스릴러
로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과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면서 거장의 반열에 오른 감독. <뮤직박스>와 <매드시티> 등 정치적이고 사회성 짙은 영화들을 주로 연출한 노장의 기량은 <액스, 취업에 관한 안내서>에서도 돋보인다. 코스타 가브라스는 한 가장의 재취업 분투기를 서스펜스를 가미한 정통 블랙 코미디로 그려낸다. 브뤼노의 위험한 계획은 뜻하지 않은 만남과 돌발 상황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진행된다. 분노와 두려움으로 범행을 시작한 브뤼노의 심리는 점차 죄책감과 자신감으로 묘한 이중성을 이룬다. 블랙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영화가 전하는 비틀린 유머에는 쓴 웃음조차 짓기 힘들다. 영화는 마침 올해 초, 프랑스에서는 정부의 '최초고용계약제도(CPE)' 법률안에 반발한 젊은이들과 노동계의 대규모 시위를 연상케 한다. CPE는 '25세 이하의 청년실업자를 최초 고용하는 기업들은 2년의 수습기간 내에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다'는 내용의, 일종의 비정규직 법안. 입법 과정에 있어 끝까지 저항한 프랑스 젊은이들은 결국 제도 자체를 무산시킨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드 빌 팽 총리는 몰락했으며 내무장관인 니콜라 사르코지는 인종적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어쨌든 이 사건은 유럽 내 실업대란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취업이야말로 전쟁과 같은 상황이라는 것, 실업은 곧 사형선고를 받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의 브뤼노의 살인도 그같은 사회혼란의 한 복판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이 영화를 그저 현대 사회에 대한 통렬한 풍자극이라고 하기엔 브뤼노의 상황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건 그때문이다. 부당한 해고를 자행하는 회사, 계속해서 좌절되는 브뤼노의 재취업과 점차 무너지는 가정, 그리고 이를 묵인하는 사회의 단면은 가브라스의 날카로운 메스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말도 안될 것 같았던 브루노의 계획이 결국 성공적으로 끝나는 것 역시 세상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비정하게 돌아가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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