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수전·공중전·우주전 다 겪었고 이제 발전만 남았다."
한국 록의 ‘전설’인 가수 전인권씨(50)는 가수데뷔 30주년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대규모 무대공연을 갖는 각오를 이렇게 표현했다.
올해로 가수데뷔 30년이라는 전씨는 지난 89년 발표했던 독집앨범 ‘지금까지 또 이제부터’이래 무려 14년 만에 새 음반을 이달초 발표한 데 이어 오는 22일 저녁에는 장충체육관에서 생애 첫 대형 단독콘서트를 갖는 등 본격적 활동에 나선다.
전씨는 자신의 지난 14년간의 침묵과 이번 공연에 대해 “‘사랑한 후에’나 ‘행진’보다 더 좋은 노래를 부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럴 바에야 앨범 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지만 이제는 자신이 생겼다. 더 좋은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한번 모험을 해볼 배짱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전까지 남녀간에 사랑에 관한 노래를 부른 적이 없던 전씨가 새 앨범에는 처음으로 사랑 노래도 두 곡이나 만들어 넣었다. ‘코스모스’와 ‘새야’는 아내와 이혼으로 헤어진 후의 아픔과 미안한 감정을 묘사한 곡이라고 자평한다.
‘아침이슬’의 작곡가 겸 가수로 유명한 김민기(연극연출가)씨의 곡 ‘봉우리’를 새 앨범에 취입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전씨는 "지금까지 2천8백1회의 공연을 했고 앞으로는 더욱 공연에 매진할 것이다. 정말 프로답고 열정적인 무대, 록 콘서트란 무엇인지를 화끈하게 보여주는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전씨가 이렇게 자신감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12월에 가진 소극장 장기공연에서 전회매진에 힘입은 바가 큰 듯 보인다.
그는 “나는 노래란 것은 그 가수의 인생을 그대로 드러내야 하고 듣는 사람에겐 그 가수의 인생을 훔쳐보는 재미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잠시 떠나 있던 지난 10년간의 우리 대중음악계는 진실한 음악에 목말라 있었다. 내 인생이야말로 재미있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 이번 공연과 앨범은 정말 자신 있다"고 말했다. 그의 공연을 기대해볼 일이다.
추신: 프레시안은 다음주 전인권씨와 정식 인터뷰에서 ‘이 기사에 대한 토론’난을 이용해 월요일 오전까지 네티즌들이 전해주신 질문을 모아 직접 대답을 들어볼 예정입니다. 전씨의 음악과 삶에 대한 여러분의 날카롭고 의미있는 질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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