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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스승의 은혜

감독 임대웅 출연 오미희, 서영희, 여현수, 이지현, 박효준 제작 ㈜오죤필름, 화인웍스 | 배급 쇼이스트 등급 18세 관람가 | 시간 93분 | 2006년 상영관 메가박스 학창시절 하면 떠오르는 추억도 많겠으나 막상 학교 다니기는 그렇게 즐거운 일만은 아닌 듯 싶다. 맹목적인 입시교육의 경쟁구도가 비운의 청춘 드라마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1989)와 학원공포물 <여고괴담>(1998)같은 영화의 단골 소재였던 걸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과 <친구>(2001), <말죽거리 잔혹사>(2004)의 교실도, 힘의 질서가 판을 치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임을 보여준다.
스승의 은혜 ⓒ프레시안무비
새영화 <스승의 은혜>도 '학교'와 관련된 불행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초등학교 교사로 일해오던 박여옥(오미희)은 늙고 병든 몸으로 옛 제자 미자(서영희)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고 있다. 미자는 우울해 하는 여옥을 위해 자신의 동창들을 불러모은다. 속속 도착한 6명의 친구들은 오랜만에 보는 선생님에게 그간의 안부를 묻지만 여옥에게 어딘가 못마땅한 심기를 드러낸다. 모두들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이었던 여옥에게 상처를 받은 기억이 있는 것. 불안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토끼가면을 쓴 괴한이 나타나 친구들을 하나씩 살해하기 시작한다. 일단 소재는 신선하다. <스승의 은혜> 제작진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98%가 '상처를 받은, 잊지 못할 선생님이 있다'고 대답한 만큼 16년 만에 잊지 못할 상처를 준 선생님을 찾아가 복수한다는 이야기는 관객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영화는 초반부터 공포의 정체를 쉽게 노출하는 '실수'를 한다.영화는 공포의 클라이막스를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데 실패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선생님에 대한 복수심이 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이야기 안에는 선생님만큼이나 비인간적인 친구들간의 '왕따현상'이 있고 이것 또한 살인의 중요한 동기가 되기는 한다. 그러나 그것 역시 이야기가 너무 분명하고 단순해서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재미를 주지 않는다. 애초에 공포의 정체를 밝혔다면, 공포영화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살인이 일어나는 과정이나, 범인의 얼굴이 드러나는 장면에서 긴장감을 최고로 살리는데 주력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 부분에 있어서조차 허술함을 드러낸다. 토끼가면을 쓴 괴한이 등장인물을 제압하고 살해하는 과정이 번번이 너무 싱겁게 끝나기 때문이다. 대신에 영화는 잔인한 장면들로 공포의 강도를 조절하려 한다. 어차피 도망갈 수 없게 지하실에 묶어놓은 등장인물들에게 커터 칼날을 물에 섞여 먹이는 식이다. 이 영화가 무섭다기 보다 불쾌하게 느껴지는 건 그때문이다. 기발한 소재로 눈길을 끄는데만 성공한 <스승의 은혜>에서 정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음산한 공포를 선보인 티저 예고편 영상이다. 보는 내내 예고편 영상의 세련된 솜씨를 자꾸만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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