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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사무라이’ 50년만에 국내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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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사무라이’ 50년만에 국내극장 개봉

구로자와 감독의 대표작, 작품의 이념성 논란

세계 영화계의 ‘천황(天皇)’ 이라고 불렸던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대표작 ‘7인의 사무라이’(七人の侍)가 서울에서 최초로 극장에서 공개된다.

서울시네마테크(대표 임재철)는 ‘시네클럽상영회’의 첫 프로그램으로 이 작품을 선정하여 11~12일 저녁 7시에 서울아트시네마(구 선재아트센터극장)에서 상영한다.

<사진1 ‘7인의 사무라이’ 도호영화사 >

이 작품은 일본에서도 광대한 배경을 살려 미국의 서부극 못지않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구로사와 감독의 신념으로 1년간에 걸친 야외오픈세트에서의 로케이션 촬영으로 제작됐고 전례가 없는 대형시대극으로 만들어져 1954년에 개봉됐다.

개봉당시 일본 내에서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을뿐 아니라 일본영화계에 ‘대형액션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영화는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끌어 일본문화가 세계의 변방에서 중심부의 일원으로 이동을 하는 확실한 계기가 됐었다.

구로자와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패전 후 가치관에 혼란을 겪던 일본사회에 사라져가던 ‘무사정신’을 보여준 것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당시 혁신계(산적)세력에 대한 두려움으로 우익(사무라이)과 국민(농부)의 단결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되어 좌파평론가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특히 사무라이 중 가장 이상적인 인물로 묘사 된 ‘규조’가 마을의 농부들이 과거에 자신들을 괴롭힌 관료(사무라이)를 죽인 사실을 알고 “모두 죽여 버리고 싶다”고 독백하는 장면은 섬뜩한 느낌을 준다.

이런 논쟁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촬영과 고전적인 편집기법 세밀한 연출은 ‘영상의 교과서’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영화는 후에 할리우드 서부극 ‘황야의 7인’에서 SF영화 ‘스타워즈’의 전투장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영화의 원안이 되기도 했다.

이번에 상영되는 필름은 그동안 서구에서 돌던 1백60분의 ‘국제판’이 아닌 감독이 자신의 의도대로 생전에 직접 편집을 한 2백3분의 ‘감독판’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사진2 ‘7인의 사무라이’ 도호영화사>

<사진3 구로자와 감독>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은 1910년 3월 23일 동경에서 4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나 구일본군 장교출신으로 교련교사였던 아버지 밑에서 엄한 교육을 받고 성장하여 화가가 되기를 꿈꿨다. 20대에는 국전에 입상하는 등 화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고 좌파예술가동맹에 일원으로 관여하기도 했다. 1932년에 무성영화시절 변사로 활동한 형의 영향을 받아 영화사에 조감독으로 입문하여 50년대초부터 흥행, 비평 양면에서 전성기를 이뤘다. 그의 60년대까지의 영화에서는 특히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휴머니즘과 미래에 대한 따뜻한 낙관의 시선을 동양이라는 배경에서 서구적인 형식과 구조로 풀어내 주목을 받았다.

특히 1950년대에 그의 영화는 서구인들에게는 ‘영화가 있는 줄도 모르던’ 아시아의 변방에서 당시에 첨단예술사조인 모더니즘의 최선봉에 선 작품을 잇따라 선보여 세계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70년대부터는 갈수록 탐미적이고 불교적인 색채의 작품들을 발표하여 형식에 치우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고 ‘8월의 광시곡’의 경우에는 일본을 원폭에 피해를 입은 국가로만 묘사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그가 말년에 NHK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영화철학은 단순했다. “영화는 카메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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