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의 <한반도>가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주말 사흘 동안 서울에서만 19만 4천여 명의 관객을 추가한 <한반도>는 개봉 2주째, 전국 274만 여 관객을 모았다. 평단 대부분은 <한반도>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지만 관객들까지 냉담한 시선을 던진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한반도>가 열광적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것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서울을 기준으로 한 스크린 당 관객 수가 개봉 첫 주 2,247명이었던 데 반해 둘째 주는 1,725명에 그쳐, 관객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건 예상외로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이다. 서울 주말 16만 7천여 명을 추가한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은 개봉 3주째 전국 누계 390만 명을 가볍게 넘어서며 400만 관객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은 이로써 <미션 임파서블 3>에 이어 올 여름 최고 흥행작 대열에 이름을 올려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제왕은 돌연변이들도, 19년 만에 돌아온 슈퍼맨도 아닌 해적 선장 잭 스패로우가 주인공이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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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급 한국영화 <한반도>와 <괴물>의 개봉일인 7월 13일과 7월 27일 사이에 끼어 있었던 이번 주는 개봉작은 많았지만 기대작 또한 많지 않았다. 그 가운데 가장 큰 흥행 기대를 모은 <카>는 예상대로 박스오피스 3위에 진입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그리 좋은 성적은 아니다. 서울 주말 7만 4천여 명을 불러들였지만, 픽사와 디즈니가 처음으로 손잡고 만들어낸 애니메이션이라는 점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불러 모은 박스오피스 수치를 생각한다면 한참 모자란 결과에 그치고 말았다. 이밖에도 할리우드 카레이싱 영화 <패스트&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와 전사가 된 밀라 요보비치를 만날 수 있는 <울트라 바이올렛>이 박스오피스 4위와 5위를 각각 차지했다. 하지만 <패스트&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는 서울 주말 3만 6천여 명, <울트라 바이올렛>은 약 2만여 명을 기록해 순위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흥행 결과를 낳았다. 다음 주는 한국영화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인 <괴물>이 개봉한다. 전국 스크린 520개를 차지하고 있는 <한반도>가 계속 박스오피스를 올려나갈지, <괴물>이 그 자리를 빼앗고 정상을 차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화들을 제치고 지난 주 <한반도>가 11주 만에 박스오피스 정상을 한국영화로 돌려놓은 기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괴물>의 첫주 성적이 집계되는 다음 주 초쯤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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