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 위원장을 포함해 포항건설 노조원 58명이 포스코 본사 건물을 불법 점거하고 농성을 벌여 재산상의 손실을 입힌 혐의(건조물 침입, 업무방해, 폭력 등)로 무더기 구속됐다.
현 정부 들어 단일 노동쟁의와 관련해 가장 많은 인원이 구속된 것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의 강경 방침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지난 1990년 현대중공업 '골리앗 농성' 당시 32명이 구속된 전례와 비교해 볼 때도 유례 없이 많은 숫자가 한꺼번에 구속된 것이라는 점에서 노동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포스코 점거농성 관련 58명 구속, 79명 불구속 입건, 4명 수배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이지경 위원장(39) 등 주동자급 58명을 상대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끝에 23일 밤 11시께 전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영장 발부 사유에 대해 "이번 포스코 사태로 인해 야기된 인적 물적 피해의 정도와 그로 인한 사회적 파장이 매우 크다"며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3일 포스코 본사에 들어가 9일간 농성을 벌여 포스코 행정관리 업무에 차질을 빚게 했고 12층 건물의 각 사무실과 구내 집기 등을 훼손해 재산상 손실을 입힌 혐의다.
이와 함께 경북경찰청은 지난 21일 새벽 농성 현장에서 연행한 노조원 등 79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포항건설노조 부위원장 지 모(40) 씨 등 4명을 수배했다. 또 경찰은 농성에 참여했다 단순가담자로 분류돼 귀가시킨 노조원 2400여 명도 전원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어서 형사처벌 대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노조 "자진해산시 구속자 최소화하겠다더니…"
이에 대해 배성원 민주노총 포항지부 사무처장은 "정부가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취하는 조치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특히 정부가 자진해산할 경우 구속자를 최소화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깨고, 이례적으로 전원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포항 건설노조는 점거 농성은 풀었지만 사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구축해 파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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