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취업과정에서부터 작업장, 주거환경, 일상생활 등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가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및 전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와 함께 지난해 7월부터 5개월간 조사한 ‘국내거주 외국인노동자 인권실태조사’를 통해 3일 밝힌 사실에 따르면, 66.7%의 노동자가 주 51시간 이상의 과도한 장시간노동에 시달리고 51.4%가 임금체불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 부끄러운 '어글리 코리아'의 적나라한 현주소다.
***과도한 입국수수료가 이탈 부추겨**
현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외국인 산업연수 협력단’에 의해 허가된 송출기관에서는 산업연수생 입국과 관련하여 3백40~1천3백달러의 수수료를 수령할 수 있게 되어있다. 하지만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국입국시 송출기관에 실제로 지불한 평균 비용이 3천8백달러라고 밝혀 상당한 차이가 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과도한 입국수수료가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여 산업연수생 이탈을 부추기고 장기체류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인권위는 지적했다.
입국후 외국인노동자의 대부분은 주 51~60시간(23.3%), 71~80시간(22.3%), 61~70시간(21.1%)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휴일에는 일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9.8%에 불과해 외국인노동자는 휴일에도 월 1, 2회 일을 하고 있으며 ‘공휴일에도 거의 쉬지 않고 일 한다’는 응답도 전체의 22.2%를 차지하고 있었다.
장시간노동에 대해 외국인노동자의 45.7%(다소 심각한 편이다 30.6%, 매우 심각하다 15.1%)가 심각하다는 답변을 했다.
***한국인은 임금 받고 외국인은 못 받은 경우도 40.6%**
외국인노동자들이 임금체불을 당한 경험은 전체의 51.4%에 이르며, 산업연수생에 비해 미등록노동자가 임금체불을 당한 경험이 더 많아서 미등록노동자 10명 중 5명 이상이 임금체불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인과 외국인 노동자 모두 다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20.2%에 불과한 반면, ‘한국인노동자는 제때 임금을 받고 나를 비롯한 외국인은 임금을 늦게 받는다’가 39.2%, ‘한국인노동자는 임금을 받았지만, 나를 비롯한 외국인은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경우도 전체의 40.6%에 이르고 있다.
직장내에서 욕설 또는 조롱을 받거나 들은 경험이 있는 외국인노동자는 절반(50.7%)에 이르고 미등록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산업연수생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노동자에게 조롱과 욕설을 한 사람은 동료한국인(67.3%), 직장상사(49.1%), 기타(5.7%) 순으로 조사되었으며, 특히 비한국계 외국인노동자들이 동료 한국인들로부터 조롱과 욕설을 많이 듣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직접적인 폭행에 대해서도 외국인노동자의 64%가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고 답변했다.
***성희롱 중 매춘요구도 27.1% 달해**
외국인노동자가 성희롱을 당한 경험도 12.5%에 이르며, 성희롱 가해자는 직장상사(45%), 한국인 직장동료(43%) 등 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은 대개 언어적 희롱(87.1), 추근거림(60.0), 신체접촉(33.3%)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매춘요구도 27.1%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주들이 외국인노동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여권 등 신분증에 대한 압류도 40.2%에 이르며, 대부분이 고용주(78.4%)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대상 외국인노동자의 상당수는 자신의 사회보험 가입 여부를 모르고 있으며(산업재해보상보험·고용보험 42.4%, 건강보험 42.8%, 국민연금 51.5%), 산업재해를 경험한 횟수는 1회 51.3%, 2회 32.5%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외국인노동자의 부상의 직접적인 이유는 ‘작업에 사용되는 기계·기구의 안전설비 미비 때문(34.7%)’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부상에 대해 ‘사업주가 치료비의 전액을 부담했다’는 응답은 전체의 31.4%, ‘전적으로 개인비용으로 처리했다’는 답도 27.2%로 조사됐다.
출입국관리소 직원이나 경찰관에 의해 검문·검색을 당했다는 응답이 21.4%로, 그 중에서도 한국계(조선족) 미등록노동자가 가장 높은 비율로(45.7%)로 나타났다.
검문·검색 당시 경찰관,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 신분을 밝히지 않았고(49.1%), 검문·검색의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으며(40.5%), 다른 장소로 끌려갔다는 사람도 19.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식당이나 가게에서 의심받거나 불친절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19.9%로 조사되었고, ‘식당이나 가게에서 한국인에게 이유 없이 무시당하거나 욕설을 들은 경험은 18.9%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불편한 감정을 행동이나 표정으로 표시한 경우가 39.6%, 모욕적인 언사가 23.7%, 조롱 15.5% 순으로 조사됐다.
***한국계(조선족)가 차별에 더 민감해**
이중 한국계(조선족) 외국인노동자가 비한국계 외국인노동자에 비해 차별당한 경험이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한국인들에게 같은 민족이라는 점에서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고 한국어에 익숙하여 차별을 보다 민감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선민 국가인권위 인권연구담당관실 김선민 과장은 “그 동한 정확한 수치나 통계가 없던 외국인노동자의 인권문제에 대해 국가기관이 정확한 표집단을 통해 내용을 파악한 것”이라고 의의를 말하고 “특히 조사결과 노동자들이 심각하고 구체적인 문제로 지적한 노동관련 인권차별인 채불, 장시간노동, 야근수당 미지급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할 것" 이라고 밝혔다.
김 과장은 “국가인권위는 앞으로 '차별철폐' 차원에서 외국인노동자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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