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뷰 포인트] 천리주단기 單騎, 千里を走る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뷰 포인트] 천리주단기 單騎, 千里を走る

감독 장이모우 | 출연 다카쿠라 겐, 테라지마 시노부 배급 소니 픽쳐스 릴리징 코리아(주) |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108분 | 2005년| 상영관 씨네큐브 광화문 <천리주단기>는 무엇보다 감독 장이모우와 주연 다카쿠라 켄의 이름이 눈길을 잡아 끄는 작품이다. 중국과 일본의 걸출한 두 영화인이 영화 <천리주단기>에서 만났다. 과연 두 거장의 깊이 있는 연출과 연기가 빚어내는 은근한 화학작용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작은 이야기를 통해 삶을 관조하는 노련한 솜씨에 거듭 감탄을 연발하게 되는 영화다. .
천리주단기 單騎, 千里を走る ⓒ프레시안무비
오랫동안 아들 켄이치와 갈등 관계에 있던 다카타(다카구라 켄)는 이제 화해를 원한다. 그러나 켄이치는 자신의 입원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찾아온 다카타를 무참히 돌려보낸다. 부자가 화해하기를 바라는 켄이치의 아내 리에(테라지마 시노부)는 다카타에게 켄이치가 직접 찍었다는 다큐멘터리 비디오 테이프를 건넨다. 다큐멘터리에서 경극 전문가 켄이치는 중국의 경극 배우 리쟈밍에게 다음에 꼭 '천리주단기' 공연을 보러 오겠다고 약속한다. 마침 켄이치가 간암 말기라는 소식이 전해진다. 병상에 누워 있는 아들 대신 약속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한 다카타는 리쟈밍의 '천리주단기' 공연을 비디오에 담기 위해 중국으로 떠난다. 영화에서 경극의 하나로 나오는 '천리주단기'는 본래 <삼국지>의 유명한 대목 중 하나다. 관우는 조조에게 생포된 후, 유비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신이 한나라의 조조를 위해 싸울 수 없다 하여 조조를 뒤로한 채 유비를 찾아 천리를 홀로 떠난다. '천리주단기'는 곧 유비에 대한 관우의 충정과 의리를 내용으로 하는 것. 영화는 중국 땅을 헤매는 다카타의 여정을 관우의 천리 길에 빗댄다. 다소 수월하게 목적을 달성할 것처럼 보였던 다카타의 중국행은 관우가 그랬듯이 잇따른 장애물을 만나 어려움을 겪는다. 영화는 다카타와 켄이치, 일본의 한 부자(父子)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중국의 오지까지 발을 넓힌다. 거기에는 갈등과 애정을 겪고 있는 중국의 또 다른 부자(父子) 리쟈밍과 양양이 있다. 일본이든 중국이든 아버지와 아들이 갈등과 화해를 거듭하는 이야기는 그리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다카구라 켄의 묵직한 연기는 끝내 뜨거운 눈물을 자아낸다. 장이모우도 안정된 연출력을 선보이며 거장의 면모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곳곳에 배치된 귀여운 웃음과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는 영화의 재미를 만들어 낸다. 할리우드형 블록버스터였던 <영웅>과 <연인> 이후 장이모우는 잔잔한 드라마로 방향을 틀었다. 작은 영화지만 사랑하는 이를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하라는 큰 주제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