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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월드] 겟 리치 오어 다이 트라잉 Get Rich or Die Try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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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월드] 겟 리치 오어 다이 트라잉 Get Rich or Die Tryin'

감독 짐 셰리던 | 출연 50센트, 테렌스 하워드 시간 134분 | 화면비율 애너모픽 2.35:1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 출시 파라마운트 | 2005년 최근 국내 DVD 시장에서 철수한 파라마운트가 마지막으로 출시한 작품은 극장에도 개봉하지 않은 수작이다. <나의 왼발><아버지의 이름으로> 등을 연출한 아일랜드의 명장 짐 셰리던 감독의 신작 <겟 리치 오어 다이 트라잉>이 바로 그 작품이다. 짐 셰리던은 아일랜드 독립운동에 가담했다 감옥에서 풀려나온 복싱 트레이너의 이야기 <더 복서>(1997)를 연출한 뒤 한동안 메가폰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온 아일랜드 이민자들의 좌절과 고통을 그린 <천사의 아이들 In America>(2002)을 발표하면서 다시 호평을 들었다. <천사의 아이들> 역시 국내에서는 극장가에서 빛을 보지 못한 채 바로 비디오와 DVD로 출시된 바 있다.
겟 리치 오어 다이 트라잉 DVD ⓒ프레시안무비

<겟 리치 오어 다이 트라잉>은 최고의 흑인 랩퍼인 50센트가 첫 주연을 맡은 영화로 화제를 모았다. 흑인 소년이 갱스터 랩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50센트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딴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인공 마커스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흑인 소년이다.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그는 마약 영업을 하던 어머니가 끔찍하게 살해된 뒤 외갓집에서 자란다. 수많은 친척들과 부대끼다 지하실에서 지내게 된 마커스는 결국 집을 뛰쳐나와 갱스터가 된다. 필로폰을 제조해 팔며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그는 랩퍼가 되고 싶다는 일념 아래 노래를 만든다. 콜럼비아계 갱단과의 구역 다툼이 계속되면서 마커스는 감옥 신세를 지게 되고, 그곳에서 바마(테렌스 하워드)를 만난다. 마커스의 재능을 알아본 바마가 매니저를 자처하고, 조직의 2인자였던 마제스틱이 보스의 자리에 오르면서 마커스의 운명도 달라진다. 이 영화는 언뜻 에미넴 주연의 <8마일>을 연상시킨다. 마약과 총기류가 도처에 널려있는 미국의 슬럼가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뮤지션이 되려는 열망을 불태우는 젊은 랩퍼의 사연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데 <겟 리치 오어 다이 트라잉>은 <8마일>보다 훨씬 자극적이고 공격적이다. 미국의 변두리 더럽고 가난한 동네에 카메라를 들이댄 짐 셰리던은 대단히 사실적이고 거침없는 방식으로 계급 격차와 인종 갈등을 포착한다. 흑인과 콜럼비아 갱단의 대결이 큰 뼈대를 이루는 가운데, 한국인 슈퍼마켓 주인이 흑인 마약 중독자에게 거칠게 총을 발사하는 설정 등은 섬뜩할 정도다. 또한 가난을 면치 못한 채 마약 판매에 의존해살아갈 수밖에 없는 슬럼가 흑인들의 악순환적 생활 고리를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8마일>이나 <허슬 앤 플로우>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도 랩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마커스가 만드는 노래들은 대단히 공격적인 가사를 들려주는데, 그것이 환상이나 픽션이 아니라 실제 슬럼가 흑인들의 삶에 기초하고 있는 힙합/랩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힘차게 박동하는 랩 음악은 거침없고 적나라하지만 공들여 찍은 비주얼과 더불어 영화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서플먼트에 수록된 메이킹 다큐멘터리 <예술가의 초상>은 아일랜드와 미국을 가로지르면서 짐 셰리던과 50센트의 협력 작업을 자세히 보여준다.
겟 리치 오어 다이 트라잉 Get Rich or Die Tryin' ⓒ프레시안무비
지금도 짐 셰리던은 미국 사회에 대한 영화적 성찰을 계속하고 있다. <겟 리치 오어 다이 트라잉>에 이어 그가 준비하고 있는 영화는 <에메럴드 시티>. 뉴욕을 배경으로 아일랜드 인들의 조직화된 범죄를 고찰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천사의 아이들><겟 리치 오어 다이 트라잉><에메럴드 시티>로 이어지는 짐 셰리던의 '미국 3부작'은, 독일인 빔 벤더스가 미국에서 찍은 지적인 영화들(<돈 컴 노킹><랜드 오브 플렌티> 등)에 비하면 훨씬 격렬하고 비참한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아메리칸 드림'의 실패가 아일랜드 감독의 눈에 더욱 처절하게 비치는 것도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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