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영웅 수퍼맨과 21세기형 해적 잭 스패로우의 대결은 잭 스패로우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지난 주 전국 120만 관객을 모으며 20년 만에 드러난 수퍼맨의 위용은 고작 3년 만에 돌아온 해적일당 앞에서 빛이 바래지고 말았다.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은 서울 주말 40만여 명을 불러모으며 개봉 첫 주 1위에 등극했다. 이 수치는 개봉 2주 차인 <수퍼맨 리턴즈>의 12만 명을 크게 따돌린 수치다. 3,4위는 한국 공포영화가 차지했다. <아파트>와 <아랑>이 8만여 명과 6만 여명의 관객에게 서늘한 공포를 전했다. <아파트>는 강풀 만화를 왜곡했다는 비난을, <아랑>은 진부하고 허술한 스토리라는 비판을 받았지만그래도 여름에는 공포가 제 맛이라는 관객들 '입맛' 덕분에 박스오피스에서는 기대이상의 수확을 걷었다.
탄탄한 작품성으로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관객몰이를 했던 <비열한 거리>는 개봉 4주 째인 지난 주말에서야 블록버스터와 공포물에게 상위권 자리를 내주고 5위에 이름을 걸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관객반응과 동원력을 보면 올 여름 가장 실속 있는 영화라는 평가다. 하위권에는 또 다른 여름용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올랐다. 한미 합작 애니메이션 <파이스토리>가 6위에, <아치와 씨팍>이 9위에 올랐다. 두 작품 모두 후텁지근한 여름 장마 시즌으로 침울한 마음들을 달래 주는데 비교적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파이스토리>는 그간 여름 애니메이션이 보여준 공력에 비하면 밋밋한 캐릭터와 권선징악 스토리로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역시 계절의 힘은 더 강했음을 보여준다. 그에 비하면 혁신적 애니메이션 <아치와 씨팍>이 관객들 반응이 왁자지껄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다. 수퍼맨과 잭 스패로우가 대격돌을 벌이는 사이 <엑스맨-최후의 전쟁>은 지난 주 4위에 이어 다시 3계단 내려가 7위에 랭크 됐다. 새로운 돌연변이 캐릭터와 요란한 스펙터클로 떠들썩하게 여름을 시작한 것에 비하면 급격하고 조용한 하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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