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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낯선 사람에게서 전화가 올 때 When A Stranger Ca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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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낯선 사람에게서 전화가 올 때 When A Stranger Calls

감독 사이먼 웨스트 | 출연 카밀라 벨, 존 보벡, 케이티 캐시디 수입,배급 소니픽쳐스릴리징코리아 |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86분 | 2006년 | 상영관 용산랜드시네마 <낯선 사람에게서 전화가 올 때>는 프레드 월튼 감독의 1979년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콘에어><툼레이더> 등 대작 블록버스터를 만든 뒤 TV 시리즈를 연출했던 사이먼 웨스트 감독은 이번에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천5백만 달러의 초저예산(할리우드 영화 평균 제작비의 6/1에 불과하다)에 1급 스타도 등장하지 않는데다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낯선 사람에게서 전화가 올 때>는 그의 전작들보다 훨씬 더 깔끔하고 꽉 찬 영화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기름기와 군더더기를 쏙 뺀, 큰 욕심 부리지 않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스릴러물을 완성시킨 것이다.
낯선 사람에게서 전화가 올 때 When A Stranger Calls ⓒ프레시안무비
이야기는 단순하다. 여고생 질은 호숫가에 있는 거대한 저택에 베이비시터로 하루 저녁 일하게 된다. 질은 남자친구 바비가 또다른 절친한 친구 티파니와 키스를 한 사건 때문에 마음이 상해 있는 상태다. 친구들은 모두 학교가 주최하는 행사인 모닥불 축제에 가고 없는 동안, 질은 엄청난 핸드폰 요금을 책임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해가 진 뒤 질이 머물고 있는 집에 자꾸 이상한 전화가 걸려온다. 발신자는 아무 말도 안 하고 거친 숨소리만 내거나, 소름끼치는 몇 마디 말을 한 뒤 전화를 툭 끊어버린다. 위협을 느낀 질은 경찰에 도움을 청하지만, 범인의 전화는 계속된다. 너무나 익숙한 내용이다. 수화기 너머 낯선 사람의 목소리에 위기감을 느낀다는 것은 저 유명한 <스크림> 시리즈에서 이미 최근의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모티브다. 한데 사이먼 웨스트 감독은 이 친숙하고 관습적인 컨벤션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관객의 목덜미를 서늘하게 한다. 미로처럼 복잡한 저택의 구조, 혼자 밤 시간을 보내는 젊은 여성, 깊이 잠들어 있는 두 아이들, 허점이 있어 보이는 보안 시스템, 어딘지 미심쩍은 가정부, 무심한 경찰 등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요소들이 차곡차곡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집 내부에서만 촬영된 장면들은 어두운 조명효과와 음산한 음향 효과만으로도 보는 이의 심장을 옥죄면서 장르 특유의 쾌감을 선사한다. <낯선 사람에게서 전화가 올 때>는 공포영화보다는 스릴러에 가깝다. 이 영화에는 초자연적인 원귀가 등장하지 않으며, 칼자루가 난무하는 난도질 장면이나 피범벅의 고어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전화를 걸며 위협하는 범인은 최후의 순간까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실루엣과 그림자만으로 서스펜스를 자아낸다. 집 안팎의 연못과 창고, 집 내부 곳곳의 방과 복도와 계단, 다양한 소품들을 적절히 활용한 촬영과 편집도 짜임새 있다. 질과 범인의 클라이맥스 육탄전은 다소 싱겁게 끝나긴 하지만, 범인의 흉측한 얼굴과 눈빛이 전면에 드러나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낯선 사람에게서 전화가 올 때>는 장르영화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하는 매력적인 소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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