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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스카우트 맨 Scout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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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스카우트 맨 Scout Man

감독,각본 이시오카 마사토 출연 마츠모토 미쿠, 나카이즈미 히데오, 시모모토 시로 수입,배급 CNS엔터테인먼트, 씨네마밸리 등급 18세 관람가 | 시간 114분 | 2000년 갈 곳도 없고 돈도 없는 열일곱 살 아이들이 가출했다. 호기 좋게 가방은 싸 들고 나왔지만 그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 <스카우트맨>은 세상 밖에 던져진 십대 아이들의 일상을 따라간다. 아츠시(나카이즈미 히데오)와 마리(마츠모토 미쿠)는 집을 나와 도쿄 한복판을 헤매며 일자리를 찾는다. 힘든 일 하기 싫어하는 철없는 아츠시와 다리가 불편한 마리에게 취직은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망연자실한 마리에게는 클럽 티켓을 파는 미키가, 이리저리 거리만 헤매던 아츠시에게는 '스카우트맨'이라는 한 무리의 젊은 남자들이 접근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마리와 아츠시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그들은 뜻하지 않은, 일본 섹스 산업세계로 깊숙이 빠져든다.
스카우트 맨 Scout Man ⓒ프레시안무비
'스카우트맨'은 일본 섹스산업에만 존재하는 특이한 직종이다. 스카우트맨은 일본에서 AV(일본성인용 비디오)와 잡지 화보, 유흥업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젊은 여성들을 캐스팅하러 다니는 남자들을 말한다. 실제 AV업계에서 활동했던 이시오카 마사토 감독은 도쿄거리에 존재하는 스카우트맨들의 일상을 다큐 형식을 빌어 사실적으로 담아낸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핸드 헬드 카메라로 그들의 뒤를 쫓는다. 20대초반의 여성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며 일자리를 제안하는 스카우트맨들과 여성들의 천차만별 반응이 줄줄이 나열된다. 길거리에서 버젓이 여성의 성을 흥정하는 스카우트맨들은 일그러진 일본 섹스 산업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스카우트맨>은 십대 후반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지만, 영화가 비추는 세상은 오히려 타락한 어른들의 세상이다. 아이들이 홀로 내딛는 도시의 거리는 위태롭다. 영화는 명품에 대한 단순한 욕망과 남자친구와 가출을 감행한 소녀의 순진함이 세상에 나와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고발한다. 갈 곳 없는 그들을 구제하는 것은 가장 부패한 섹스 산업뿐이다. 세상의 냉혹함은 여린 아이들에게도 가차없다. 단지 예쁜 여자와 접하는 것이 좋아 보여서 스카우트맨 업계에 발을 들인 아츠시는 결국 여자친구마저도 자기 손으로 팔아 넘기기에 이른다. 남자친구와 단둘이 행복하고 싶었던 마리는 원조교제를 알선하고 자신도 매춘을 하게 된다. 영화는 건조한 시선을 유지하지만 영화가 던지는 감정의 파고는 꽤나 높은 편이다. 모순되고 부조리한 세계에서 아이들은 고통스러운 성장통을 겪는다. 절망과 눈물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은 점차 세상과 타협하지만 인생의 진심을 아프게 깨닫는다. 아이들은 어느새 사회의 폭력뿐 아니라 자신의 내부에서 솟아나는 자책감이라는 뾰족한 송곳에도 피를 흘린다. 다큐멘터리와 드라마가 교차시킨 혼성장르 영화 <스카우트맨>은 2001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한국 관객에게 먼저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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