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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고래와 창녀

감독 루이스 푸엔조 출연 레오나르도 스바라글리, 아이타나 산체스 기요, 메세 로렌스 수입배급 CNS엔터테인먼트, 프리비젼 엔터테인먼트 등급 18세 관람가 |시간 130분 | 2004년 | 상영관 CQN명동 제목만으로는 고래와 창녀가 무슨 연관이 있나 싶다. 그들의 인연을 말하기 위해 영화는 2003년의 한 여성과 70년 전 바다로 가라앉은 슬픈 창녀의 이야기를 오버랩 시킨다. 작가 베라(아이타나 산체스 기요)는 스페인 내전에 참가한 아르헨티나 군인들의 사진첩에서 편지들과 한 여성을 찍은 사진들을 발견한다. 알 수 없는 사연의 편지와 사진들은 베라를 1933년 사랑이 세상의 전부였던 로라(메세 로렌스)의 삶으로 이끈다. 진정한 사랑과 자유를 만끽했던 로라. 그러나 그녀가 열렬히 사랑했던 연인 에밀리오(레오나르도 스바라글리)는 파타고니아 해변에서 그녀를 마약중독자인 포주에게 팔아 넘기고 떠나버린다. 탱고와 매춘만이 존재하는 아름다운 해변에서 망가져가던 로라는 어느 날 해변에 떠밀려온 고래와 첫 조우한다. 이러한 로라의 삶을 추적하던 도중 베라는 유방암에 걸린다. 깊은 상실감과 허무가 베라의 삶을 뒤덮는 순간 로라와 베라의 삶은 하나로 겹쳐진다.
고래와 창녀 ⓒ프레시안무비
<고래와 창녀>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가며 사랑과 삶에 대해 말하는 영화다. 그녀들의 인생은 상처를 입은 채 육지로 올라온 고래의 처지와 비슷한 셈이다. 절망의 끝에서 로라와 베라는 모두 고래를 만난다. 상처로 가뿐 숨을 내쉬는 고래처럼 로라와 베라는 고민한다. 그대로 가라앉을 것인가, 다시 힘을 내 헤엄쳐 나갈 것인가.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고래는 절망으로 휘청대는 그녀들의 또 다른 모습인 셈이다. 로라의 삶에 이끌려 파타고니아 해변에서 베라가 마주한 고래는 70년 전 로라가 마지막으로 만났던 고래다. 육중한 고래의 검은 눈에는 슬픔과 절망을 이겨내지 못한 로라의 마지막 모습이 새겨져 있다. 70년 만에 다시 나타난 고래는 베라에게도 같은 감정을 경험케 한다. 영화는 어두운 탱고 선율과 함께 남미 특유의 몽환적인 영상을 보여준다. 담배 연기로 가득찬 선술집에서 탱고를 추는 로라의 몸짓은 영혼을 잃어버린 사람의 속마음을 암시한다. 아르헨티나 해변의 짙푸른 바다빛깔과 작렬하는 태양으로 붉어진 화면은 강렬하면서도 서정적이어서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든다. 깊은 바다에서 올라온 고래의 모습은 로라와 베라의 절망의 깊이와 무게를 형상화 시킨다. <고래와 창녀>는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등을 수상한 바 있는 남미영화계의 거장에 반열에 오른 루이스 푸엔조의 2004년 작이다. 삶과 사랑의 아픈 좌절의 마음을 아르헨티나의 아름다운 풍광 위에 펼쳐놓았다. <고래와 창녀>는 2005년 아르헨티나 평론가협회 미술상과 촬영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스페인 고야상에는 노미네이트됐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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