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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매설 지뢰로 한국 곳곳이 지뢰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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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미군 매설 지뢰로 한국 곳곳이 지뢰밭'

KCBL "한국전 이후 피해자 1백명, 미군피해자도 5명"

1953년 한국전 종전 이후 주한미군이 매설한 대인지뢰로 인해 피해자가 1백명에 달하고 주한미군도 5명이 사고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Korea Campaign to Ban Landmines, KCBL)는 15일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주한미군의 한국 내 대인지뢰 매설 및 그 피해현황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미군과 우리 정부에 사고예방과 피해자 대책을 위해 SOFA개정과 대인지뢰 피해에 대한 인정과 보상을 해줄 것을 촉구했다.

<사진1>

***지뢰 피해자 1백명에 주한미군도 사고 당해**

이장희 KCBL 공동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지금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은 전차나 차량을 막는 대물(대전차) 지뢰가 아니라 전술적으로는 가치가 거의 없으면서 민간인을 불구로 만들고 있는 대인지뢰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비무장지대는 1평방미터 당 두개라는 세계기록을 갖고 있다는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뢰매설 현황 조사결과를 발표한 이시우 KBCL 실태조사 팀장은 "미군이 매설한 지뢰에 의한 피해는 21개 지역 1백명에 이르며 김포 파주 연천 철원 고성 5개 지역 주민들은 집단 피해를 입었고, 한국군은 물론 주한미군도 5명이나 지뢰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실태조사팀이 작성한 지뢰매설 지도를 기자들에게 제시하며 "특히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우면산 일대를 비롯해 전국 36개 지역의 후방지역 지뢰지대 중 현재 5곳만 제거작업이 이뤄졌으나 그나마 작업이 이뤄진 곳도 유실된 지뢰를 다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정부와 미군측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사진2>

이 팀장은 "이번 조사과정에서 미군이 지뢰매설정보를 한국정부나 한국군에 전혀 이양하지 않은 것이 주한미군주둔협정(SOFA)에 의해 규정된 '통고불이행'과 '원상복구불이행' 조항에 의한 것임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SOFA 3, 4조의 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군은 미군지뢰에 관한 정보 거의 없어"**

조재국 KCBL 집행위원장은 "조사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과거 미군 기지의 지뢰매설정보는 고사하고 철수한 미군기지의 위치에 대해서도 거의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음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미군에 피해보상을 요구할 일이 생겨도 객관적인 근거가 될 만한 기초 정보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말했다.

KCBL의 한 관계자는 "군에서도 우리가 만든 자료를 참고해서 매설지역을 파악하는 수준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CBL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지뢰매설에 대한 도덕적인 책임 뿐 아니라 ▲미국이 지뢰금지 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대신 지뢰의 위협으로부터 모든 국가의 민간인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2010년까지 매년 1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미 정부가 밝힌 점 ▲대인지뢰전면금지협약에 대한 견제용으로 미국이 주도해 체결한 후 옹호하고 있는 특정재래무기금지협약(CCW) 제2의정서 10조 1항 ▲정전협정 2조 13항 ㄱ조 등을 볼 때 구체적인 법적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KCBL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미국측에 ▲대인지뢰에 관한 정보를 한국정부에 이양할 것 ▲대인지뢰 제거에 드는 비용과 기술을 제공할 것 ▲과거 미군이 매설한 대인지뢰의 피해자들에게 피해 보상을 실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또 한국정부에는 ▲과거 미군의 대인지뢰 매설 실태에 대한 조사 착수 ▲대인지뢰 피해자에 대한 국가차원의 전면적인 조사 등을 촉구했다.

KCBL은 이외에도 한미양국 정부에 대해 ▲불평등한 소파의 3조1항(통고불이행)과 4조2항(원상복구불이행)을 개정할 것도 촉구했다.

다음은 KCBL 조재국 집행위원장과의 인터뷰.

***"민간인만 피해를 보고 있는 현실과 찾을 수도 없다는 점이 문제"**

프레시안 : 지뢰문제는 현재와 같은 남북대치 상태에서 너무 성급한 것 아닌가?
조재국 집행위원장 : 필요 없는 대인지뢰가 너무나 많이 매설 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다. M-14라는 지뢰는 흔히 '발목지뢰'라고 불리는 것으로 탱크나 중장비 같은 무기가 동원되는 현대전에서 큰 전술적 의미가 없는 무기다. 민간인만 계속 피해를 입는 것이다.

<사진3>

프레시안 :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조재국 집행위원장 :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금속탐지기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TV에서 군인들이 탐지기로 찾고 다니는 것은 쇼라고 본다. 꼬챙이로 쑤셔서 겨우 있는지 없는지 안다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까지 이 지뢰를 찾는 기술이나 방법이 연구가 안 됐다. 대책이라는 것이 새로 매설할 때는 탐지가 될 수 있도록 8g짜리 쇠붙이를 넣기로 한 정도다.

프레시안 : 지뢰의 피해실태를 자세히 말해 달라.
조재국 집행위원장 : 예를 들면 강원도 양구 태안면은 인구가 1천6백명인 곳인데 인구 중에 55명이 피해자다. 내전을 겪고 온 국토가 지뢰밭이라는 앙골라가 2백명당 1명이다. 국내 일부지역의 지뢰피해는 앙골라나 캄보디아보다 심각하다는 것이다. 작년 1년 동안에도 12명이상이 피해를 입었고 안양, 서울 등에 사는 사람들이 나들이갔다가 지뢰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결코 남의 문제가 아니다.

프레시안 : 앞으로의 구체적인 대안은?
조재국 집행위원장 : 소파가 꼭 개정이 돼야 할 것이다. 사고가 발생 한 경우 현재의 법으로는 미군의 배상이 아닌 한국정부의 보상을 받게 돼 있는데 그 피해를 입증하려면 인근 군부대의 도움이나 사고인정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군은 사실 이를 잘 해주지 않는다. 유실된 지뢰로 인해 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나이든 농부인 경우 변호사를 구하기도 힘들고 조건도 까다로워 결국 다리만 잃고 끝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한 예방차원에서 지뢰매설정보나 기지폐쇄후의 원상회복 문제도 명시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인지뢰를 찾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전혀 투자나 연구가 없는 상태다.

프레시안 : 미국 측의 입장은 무엇인가?
조재국 집행위원장 : 소파나 법을 떠나 최소한의 인도적인 보상이나 예방지원이라도 있어야 하지만 미국측 관리들은 '한국이 공식적으로 없다고 한 것이니 돕기 힘들다'고 한다.

프레시안 : 우리측이 피해가 없다고 한 것이 사실인가?
조재국 집행위원장 : 그렇다. 97년에 '대인지뢰전면금지조약'이 채택된 오슬로회의에서 가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예외조항 인정을 요구하며 무리를 하다가 '한국에는 대인지뢰 피해자가 한명도 없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공식적으로 말했다. (자료집을 주며) 여기 자료에 있다. 그대로 실어주기 바란다. 미국 국무부가 매년 1억 달러의 기금을 법이나 조약과 상관없이 지뢰피해자를 돕고 지뢰사고를 예방하는데 인도적 목적으로 쓰는 데 27개국이 도움을 받는다. 미군에 의한 지뢰매설의 직접적인 피해국인 한국은 아직도 지원을 못 받고 있다.

프레시안 : 현재 한국군측이 미군이 부대를 철수한 지역이나 후방에 방공기지 등에 매설한 지뢰현황을 전혀 모른다는 것인가?
조재국 집행위원장 : 그렇다. 5개 지역을 수거하면서도 엄청난 고생을 했고 가진 것은 일부지역의 매설이 담긴 (마이크로) 필름 한장 뿐 이라는 것을 군 책임자에게 들었다. 우면산에서 8개가 덜 나왔고…. 쉽게 이야기 하면 국제적으로나 법상으로 지뢰매설을 하지 않은 지역에 지뢰위험 표지를 절대 할 수가 없다. 즉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지뢰매설 지역은 우면산이나 제주도나 다 진짜로 지뢰가 있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 KCBL의 대책은?
조재국 집행위원장 : 여러 국제기구와 연대하여 우리사정을 알리고 특히 적정한 사고예방과 사후보상이 이뤄지도록 지금과 같은 조사활동을 계속 벌이고 그 내용을 국제회의 등에 계속 보내 주의를 환기할 것이다.

프레시안 :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재국 집행위원장 : 아까도 말했지만 서울이나 수도권이라고 해서 남의 문제가 아니다. 후방에도 땅속에 있고 유실된 대인지뢰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현재까지는 찾는 방법도 없다. 이제부터라도 지뢰제거와 금지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피해자는 눈이나 다리를 끔찍한 고통 속에 잃게 된다.

다음은 KCBL이 제시한 외교통상부 1997년 9월 오슬로 국제회의 발언.

"한국에는 대인지뢰로 인한 어떠한 희생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국은 민간인의 피해가 없도록 철저하게 대인지뢰가 통제되고 있는 전형적인 사례에 해당합니다. 한국은 북한과 대치선상에 있는 155마일 비무장 지대를 제외한 그 어떤 지역에도 대인지뢰를 매설해 놓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비무장지대는 철저하게 통제되어 있으며, 군은 지뢰 매설지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뢰 매설지역은 24시간 내내 철저하게 감시되고 있기 때문에 민간인의 접근이 완전히 차단되고 있습니다. 앙골라, 캄보디아 및 그 이외의 지역에서 발생한 사고들의 유형은 한국에서 일어난 적이 결코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인지뢰 사용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제2의 한국전쟁을 방지하는 데 크나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쟁 희생자들의 수는 아마 전 세계의 모든 지뢰 피해자들의 수를 압도하게 될 것입니다. 과거 50년 동안 지뢰사고가 없이 안전하게 대인지뢰를 사용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대인지뢰금지를 위한 목표를 위해 한국에서 대인지뢰의 사용이 금지된다면, 그리하여 제2의 한국전쟁이 발하게 된다면, 이것은 오히려 대인지뢰금지조약의 정당성을 위태롭게 할지도 모릅니다."
(1997년9월1일 대인지뢰전면금지조약 초안이 채택된 노르웨이 오슬로 국제회의에 참가한 이성주 외교통상부 수석대표의 발언 중 일부)

***KCBL이 현재 미군시설 중 지뢰가 매설되어 있는 것으로 지적한 지역**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호명산(캠프 레드클라우드 통신대)
경기도 연천군 야월산 ATC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파평산 ATC
경기도 가평군 화악산 Evn ATC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스토리 사격장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초평도 미군 훈련장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캠프 그리브즈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캠프 보니파스, 캠프 리버티벨
부산시 해운대구 장산(캠프 하야리야) 통신대, 미 8군 제 1통신여단 307 통신대대

***KCBL이 밝힌 후방지역 지뢰지대 36곳**

서울 서초구 양재동 우면산 (牛眠山)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좌동 장산 (長山)
부산 영도구 동삼동 산 159번지 중리산 (中里山)
대구 달성군 가창면 주리 최정산 (最頂山)
인천 남구 문학동 문학산 (文鶴山)
울산 북구 효문동 무룡산 (無龍山)
경기도 성남시 남한산성도립공원 내 검단산(黔丹山)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 문암리 불무산 (佛舞山)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 고령산(高嶺山), 개명산(開明山)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갈곡리 노고산 (老姑山)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눌로리 산 23-2 파평산 (坡平山)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번도 (番都) 5리, 신지리 (新池里)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성은리 천덕산 (天德山)
경기도 화성시 남양면 남양동 무송리 (茂松里)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덕목리 (안중지역) 고등산 (高登山)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노양리 된박산
경기도 김포시 사우동 장릉산 (章陵山)
경기도 가평군 화악2리 화악산 (華岳山)
경기도 의정부시 및 양주군 양주읍 어둔리 호명산 (號鳴山)
충북 진천군 진천읍 사석리 문안산 (文安山)
충남 태안군 태안읍 남문리 백화산 (白華山)
충남 홍성군 광천읍 벽계리 지기산 (智基山)
충남 서천군 서면 합전리-월호리 옥녀봉 (玉女峰)
충남 천안시 성환읍 수향리(水鄕里) 및 도하리
전북 김제시 황산동 (凰山洞)
전북 군산시 옥구읍 어은리 영병산 (影甁山)
전남 보성군 벌교읍 낙성리, 옥전리 존제산 (尊帝山)
전남 나주시 경현동 금성산 (錦城山)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 (星山里)
경북 포항시 대보면 구만리 봉화산 (烽火山)
경남 양산시 상북면 원효산 (元曉山)-천성산 (千聖山)
경남 김해시 장유면 대청리 불모산 (佛母山) 및 화산 (花山)
경남 하동군 금남면 금오리 금오산 (金鰲山) 및 용산 (龍山)
강원도 강릉시 안현동 된봉산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사암리 대룡산 (大龍山)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오대산국립공원 내 황병산 (黃柄山)

▶자료출처: www.globalsecurity.org, KCBL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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