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5%의 국민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일 KBS 1라디오와 미디어리서치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95% 신뢰수준, 오차범위 ±3.1%포인트)의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다고 KBS 1라디오 측이 6일 밝혔다.
국민 79.9% "한미 FTA 1차 본협상 내용 공개하라"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2.0%는 한미 FTA가 체결되면 한국이 손해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이 입을 손해보다 얻게 될 이익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은 27.4%에 그쳤다. 이 문제에 대해 "모르겠다"고 답하거나 응답을 회피한 사람들은 20.6%였다.
이런 조사결과는 우리 국민들 중에서 한미 FTA의 효과에 대한 정부의 낙관적 전망을 신뢰하는 비중이 4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미 FTA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한 비율은 젊은 층(20대 56.8%, 30대 57.7%), 사무직(64.5%), 농림어업 종사자(64.8%)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긍정적으로 내다본 비율은 자영업 종사자(34.9%)와 월소득 400만 원 이상 고소득층(37.5%)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중 압도적 다수(90.5%)는 "내년 6월로 정한 협상시한을 넘기더라도 충분히 검토하면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반면 "양국이 정한 일정 안에 타결될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응답은 소수(6.4%)에 그쳤다.
또 79.9%의 응답자는 정부가 한미 FTA 1차 본협상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를 원했다. 정부협상단의 입장과 같이 "더 이상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15.2%에 그쳤다.
협상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은 생산직(87.7%), 200만 원 이상 소득층(86.7%)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반면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학생(24.8%), 400만 원 이상 고소득층(21.3%)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 거품 심각…고교 평준화는 계속 유지해야
한편 이번 조사결과는 한미 FTA뿐 아니라 부동산 문제, 교육 문제, 사회양극화 문제 등에 대한 국민의 여론도 보여주어 주목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있으며(92.4%)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해야 한다(88.7%)는 의견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간에 쟁점이 되고 있는 사립학교법 재개정에 대해서는 찬성(42.4%)과 반대(43.8%)의 입장이 엇비슷하게 분포된 반면 고교 평준화 정책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의견이 우세(63.6%)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날로 심각해지는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소득층을 상대로 더 많은 세금을 거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75.1%로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오는 10일부터 닷새 동안 KBS 1라디오의 〈열린토론〉을 통해 보다 자세히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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