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신작 <괴물>(제작 청어람)이 7월 4일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 시사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괴물>은 지난 5월 열린 제5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얻으며 2006년 하반기 한국영화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상태. 이날 시사회에는 <괴물>을 향한 거대한 관심을 그대로 반영하기라도 한 듯, 약 2천여 명의 국내외 취재진이 참석해 장사진을 이뤘다. 칸국제영화제에서 <괴물>을 공개한 이후에도 오랜 기간 음향과 영상을 매만져 매무새를 다듬은 <괴물>은 불과 사흘 전, 최종 마무리 작업을 끝냈다. 이날 시사회에는 봉준호 감독을 포함해 주연배우 변희봉,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고아성이 참석했다. <괴물>은 한강변에 나타난 괴수에게 딸을 빼앗긴 남자 박강두(송강호)가 자신의 가족과 함께 잃어버린 딸을 찾아 한강 구석구석을 헤매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 정치적 모순, 언론과 군대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폭압적인 모습들을 비추어낸다.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두 형사의 모습을 담은 <살인의 추억>에서 사회적 색채를 곁가지로 곁들였다면 <괴물>에선 조금 더 직접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영화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사회 구조적 모순에 대한 묘사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정치적 풍자를 앞세우기보다 괴물과 맞서는 가족을 방해하는 요소"로 가져온 설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
|
괴물 ⓒ프레시안무비 |
한국영화에서 거의 시도된 적 없었던 괴수영화 <괴물>에서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 된 건 '괴물'의 실제 모습. <반지의 제왕><킹콩> 등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뉴질랜드 웨타 스튜디오 등 수많은 스탭들의 손을 거쳐 탄생한 괴물은 물고기 아가미가 변형돼 자리 잡은 듯 보이는 입과 지느러미, 긴 꼬리를 지닌 파충류다. 버스만한 크기의 괴물은 영화 내내 한강 변을 달리고, 다리에 매달리고, 공중 곡예를 선보이는 등 화려한 움직임을 선보인다. 괴물의 목소리는 배우 오달수가 주인공. 오달수의 실제 음성을 변조해 괴물의 음성을 입힌 것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괴물에게 좀 더 인간적인 모습과 사실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살인의 추억>의 스탭은 물론 변희봉, 송강호, 박해일까지 주연배우 대부분이 그대로 참여한 <괴물>에서는 또 다른 <살인의 추억>의 흔적을 살펴 볼 수 있다. 아역배우 이재응을 비롯해 김뢰하, 박노식 등이 카메오 출연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메운다. <괴물>은 오는 7월 27일 개봉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