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각본 브라이언 싱어
출연 브랜든 라우스, 케빈 스페이시, 케이트 보스워스, 제임스 마스덴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154분 | 2006년
상영관 CGV, 메가박스, 대한극장, 서울극장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또 일을 냈다. 무려 2억6천만 달러의 천문학적 제작비를 쏟아부은 <수퍼맨 리턴즈>는 올 여름 최고의 블록버스터로서 손색 없는 만듦새를 보여준다. 1990년대 초반부터 <슈퍼맨> 시리즈의 새로운 영화화를 기획했던 워너 브라더스로서는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완벽한 연출자를 찾아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게다가 브라이언 싱어는 전작인 <엑스맨 2>의 주요 스탭들을 모두 <수퍼맨 리턴즈>로 데려가버렸다. 각본(마이클 도허티, 댄 해리스), 촬영(뉴튼 토머스 시겔), 미술(가이 헨드릭스 디아스), 음악(존 오트만), 의상(루이즈 민젠바흐) 등이 모두 <엑스맨> 시리즈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게다가 <엑스맨 2>에서 사이클롭스 역을 맡았던 제임스 마스덴까지 <수퍼맨 리턴즈>의 조연으로 캐스팅됐다(덕분에 제임스 마스덴이 연기한 사이클롭스는 <엑스맨 3: 최후의 전쟁>에서 일찌감치 죽임을 당한다). <수퍼맨 리턴즈>는 브라이언 싱어 '사단'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역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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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맨 리턴즈 Superman Returns ⓒ프레시안무비 |
<수퍼맨 리턴즈>는 시작부터 오리지널 <슈퍼맨>(1978)에 경외감을 표하고 있다. 존 오트만이 편곡한 존 윌리엄스의 웅장한 주제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오리지널 <슈퍼맨>과 거의 흡사하게 디자인된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브라이언 싱어는 단순히 <슈퍼맨>을 모방하거나 리메이크하려 하지는 않는다. 그는 <슈퍼맨 2>(1980)에 이어지는 새로운 영웅담을 풀어나간다. 난세의 영웅 수퍼맨이 느닷없이 사라진 지 5년,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방황하던 수퍼맨(브랜든 라우스)은 지구야말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임을 깨닫고 돌아온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다시 신문기자 '클라크 켄트'가 되어 '데일리 플래닛' 신문사로 돌아간 수퍼맨. 하지만 옛 연인이었던 로이스 레인(케이트 보스워스)는 이미 다른 남자(제임스 마스덴)과 약혼한 상태이며 다섯 살 난 아들까지 키우고 있다. 그 사이 감옥에 들어갔던 악당 렉스 루터(케빈 스페이시)는 수퍼맨에게 치명적인 클립토나이트를 이용한 새로운 음모를 꾸민다. 일단 <수퍼맨 리턴즈>는 강력한 특수효과와 시각효과를 동반해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프로덕션 디자인과 시각효과 면에서 브라이언 싱어는 오리지널 <슈퍼맨>의 미덕을 충분히 살리고 있다. 영화의 주요 무대인 데일리 플래닛 빌딩과 '고독의 요새'는 보다 우아하고 정교하게 디자인되었으며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되었다. 렉스 루터의 거창한 요트 내부 세트는 물론, 영화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뉴 크립톤'이라는 거대한 섬 세트 또한 볼 만하다. 제작진은 보다 선명하고 실감나는 영상을 뽑아내기 위해 소니와 파나비전이 공동으로 개발한 '디지털 제네시스 카메라'를 처음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퍼맨이 추락하는 비행기를 구하거나 날아오는 총알을 막아내거나 하늘과 땅과 물 속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영웅적 활약을 하는 장면들은 모두 과장된 애니메이션을 방불케 할 정도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첨단의 테크놀러지로 완성되었다. 물론 <수퍼맨 리턴즈>는 단순한 스펙터클에 머물지 않는다. 브라이언 싱어는 악당 렉스 루터의 음모를 전개하는 가운데 현대 문명과 강대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심어놓는다. 또한 수퍼맨과 로이스 레인의 관계에 있어서는 과거 두 사람의 사랑과 이별에서 힌트를 얻어 로맨틱한 러브스토리를 펼쳐나간다. 수퍼맨은 단순히 보통 사람들의 사소한 범죄와 위기를 구해주는 평범한 '해결사'가 아니다. <수퍼맨 리턴즈>에서 그는 지구 멸망이라는 좀더 거대한 문제에 봉착하는 한편, 로이스 레인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에 안타까워 하는 고독한 영웅으로 그려진다. 수퍼맨은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하기 위해 외계에서 날아온 메시아처럼 그려지는데, 덕분에 영화는 원작들보다 훨씬 더 신약성경에 기반한 기독교적 해석을 가능케 한다. <수퍼맨 리턴즈>의 또다른 미덕은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오리지널 <슈퍼맨>을 충실히 따르면서 보다 진화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 행운의 주인공 브랜든 라우스는 어수룩한 클라크 켄트와 당당한 수퍼맨의 이중성을 적절히 연기함으로써 오리지널 영화의 영웅 크리스토퍼 리브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케이트 보스워스는 원작의 마곳 키더보다는 한결 차분하고 야무진 인상을 심는다. 무엇보다 <수퍼맨 리턴즈>에서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는 악당 렉스 루터다. 브라이언 싱어의 <유주얼 서스펙트>에서도 잊을 수 없는 악역을 선보인 케빈 스페이시는 원작의 진 해크먼과 비교할 때 엉뚱하고 코믹한 기운을 덜어내는 한편 좀더 사악하고 명민한 악당으로 근사하게 변신한다. 오리지널 <슈퍼맨>을 먼저 본 뒤 감상한다면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구석도 많다. 주요 장면 중 20분을 IMAX 3D로 변환한 아이맥스 버전 역시 색다른 체험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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