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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이온 플럭스 Aeon Flux

감독 캐린 쿠사마 | 출연 샤를리즈 테론, 마튼 초카스 수입,배급 UIP코리아 | 등급 12세 관람가 | 시간 92분 2005년 | 상영관 메가박스, 대한극장 지구 인구의 99%가 사망하고 5백 명 만 살아남은 2415년. 인간들은 지도자 트레버 굿차일드(마튼 초카쉬)가 세운 국가 '브레냐'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아무도 모르게 하나둘씩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자, 트레버에 맞서는 저항군 세력이 나타난다. '모니칸'이라 불리는 저항군 중 하나인 이온 플럭스(샤를리즈 테론)는 정부 요원에 의해 동생이 살해당한 뒤 트레버를 암살하러 나선다. 모니칸의 지도자 핸들러(프랜시스 맥도먼드)의 명을 받은 이온 플럭스는 손이 네 개인 변종 인간 시산드라(소피 오코네도)와 함께 브레냐의 핵심부로 잠입한다. 하지만 트레버와 마주치는 순간 이온 플럭스는 불분명한 자신의 과거 기억을 떠올리면서 암살 임무를 주저하게 된다. 그 와중에 강경파인 오렌 굿차일드(자니 리 밀러)는 온건한 형의 정책에 반대해 정권 전복을 꿈꾼다.
이온 플럭스 Aeon Flux ⓒ프레시안무비
피터 정의 애니메이션 <이온 플럭스>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MTV의 히트 애니메이션과는 여러 모로 다르다. 데뷔작 <걸파이트>로 호평받은 캐린 쿠사마 감독은 원작의 설정과 몇몇 캐릭터만 가져왔을 뿐, 이야기와 스타일에 있어서 전혀 다른 작품을 만들어냈다. 원작은 성적이고 폭력적인 묘사에 있어서 거침이 없는 편이지만 실사 영화는 PG-13 등급의 '안전한' 영화로 탄생했다. 카린 쿠사마와 시나리오 작가들은 원작의 모호한 설정들을 배제하고 좀더 명확한 플롯 라인을 만들어냈다. 원작에서는 '모니카'와 '브레냐'라는 두 개의 국가로 설정된 공간 배경은 '브레냐'로 압축되었다. 이온과 트레버의 과거 비밀, 트레버와 오렌의 대립 관계 역시 영화를 위해 좀더 구체화한 설정들이다. <이온 플럭스>는 여타의 할리우드 SF 영화에 비하면 '저예산'이다. 제작비가 고작 6천2백만 달러에 불과했으니 할리우드 영화의 평균 제작비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그래서 러닝 타임도 93분에 불과하고 눈이 튀어나올 만한 컴퓨터 그래픽도 없다. 원작의 컬트 팬들에게는 지루하고 심심한 영화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원작의 아우라에서 벗어나 그 자체로 독립적인 영화를 만들고자 한 캐린 쿠사마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설정들이 있다. 마치 <이퀼리브리엄>의 전체주의 국가를 연상시키면서도 일본풍으로 치장된 세트와 의상 등 프로덕션 디자인은 단연 인상적이다. 인간 복제와 출산 등의 소재를 이온 플럭스의 암살 작전과 결합시키는 가운데 자연주의적이고 생태주의적인 설정을 적극 끌어들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SF적인 액션 장면들도 자잘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온 플럭스와 시산드라가 브레냐의 핵심부로 잠입하기 위해 살인정원을 통과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샤를리즈 테론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몬스터>와는 전혀 달리 육신의 아름다운 곡선을 마음껏 뽐내며 유연하고 날렵한 아크로바틱을 선보인다. 애니메이션 속의 강인한 여전사 이온 플럭스와는 다르지만 특유의 서늘한 표정은 제법 잘 어울린다.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피트 포슬트웨이트 같은 묵직한 중견 배우들의 조연 연기도 의외다. 저예산 SF 영화치고는 만듦새가 아주 나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한때 개봉이 불투명했던 이 영화가 뒤늦게나마 국내 극장가에 선보이게 돼 다행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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