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3>가 지난 5월 4일에 개봉된 이후 한국영화시장이 한달 넘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의해 싹쓸이 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향후 1, 2개월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당초 예상으로는 <미션 임파서블 3>에 이어 순차적으로 개봉된 <다빈치 코드> 정도까지만이 한국시장에 위협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포세이돈>도 개봉 2주 동안 전국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한데다 곧 개봉될 <엑스맨: 최후의 전쟁>을 비롯, <슈퍼맨 리턴즈> 등 역시 입소문이 속된 말로 '장난'이 아니어서 할리우드의 독주에 의한 시장 장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이 같은 막강 파워에 따라 지난 1, 2년간 박스오피스에서 줄곧 상위권을 차지해왔던 한국영화들은 대부분 하위권으로 밀려난 상태다. 곧 「상위권=한국영화, 하위권=외국영화」의 공식이 「상위권=할리우드 영화, 하위권=한국영화」의 공식으로 전도된 것.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주간의 박스오피스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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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박스오피스 1위부터 5위까지는 모두 할리우드 영화들이었다. 그 전 주는 1위부터 4위까지가 할리우드 영화들. 그러니까 여름시즌이 본격화되면 될수록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힘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지난 주 상위 5위를 점했던 할리우드 영화들은 1위인 <포세이돈>을 시작으로 애니메이션 <헷지><다빈치 코드><미션 임파서블 3><오멘>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에서 특히 <미션 임파서블 3>의 장기 독주가 눈에 띈다. <미션 임파서블 3>는 현재 개봉 6주째를 지나고 있으며 개봉 5주째였던 지난 주까지 전국적으로 56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600만 관객 돌파는 시간 문제. 최근 할리우드産 작품 가운데 보기 드문 '대박'으로 기록되고 있다. 올 상반기 시장의 진정한 승자는 UIP코리아란 말은 그래서 나오고 있다. UIP는 <미션 임파서블 3> 같은 블록버스터말고도 <오만과 편견> 같은, 비교적 작은 예술영화도 전국 1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급상승 무드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나친 일희일비는 역효과만 불러 일으킬 뿐 진정한 사태 파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여름 시즌은 할리우드가 독차지해왔던 게 사실이고, 다만 지난 2, 3년 동안 여름철조차 할리우드 영화들이 기를 못펴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유독 올 여름의 할리우드가 강세를 띠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마치 허를 찔린 기분 같은 것일 수 있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따라서 향후 한두 달의 장세 변화를 좀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국영화시장의 판도 변화가 정확히 읽혀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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