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자리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연희 의원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당시 상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황현주 재판장)의 심리로 13일 열린 첫 공판에서 최 의원은 성추행 혐의에 대한 검사의 신문에 "당시 과음을 해서 의식과 기억이 없는 상태였다"며 "그러나 (혐의 인정 여부를) 다투고 싶지는 않다"고 진술했다.
최 의원은 "(당시 행위를) 부정할 생각은 없고,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점에 대해 사죄한다"며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당시 술자리에 대해 "저녁 식사 자리가 분위기가 좋아 긴장이 풀어져 있었고, 금요일 밤이라 부담 없이 주량을 초과해서 마시게 됐다"며 "원래 식사 후 2차에는 잘 참석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당시 이규택 최고위원이 '사무총장이 매번 도망가면 되겠느냐'며 자리를 지키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2차 노래방 술자리에 갔으며, 누군가의 부축을 받았고 술자리에서는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소파에 누워 잠을 잔 것 같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 측 변호인은 "당시 최 의원은 사학법 재개정 투쟁, 5.31지방선거 준비 등으로 지쳐 있던 상태였던 데에다, 평소 주량을 초과해 양주 8~9잔, 폭탄주 7~8잔을 마셔 만취한 상태였다"며 "최 의원이 이번 사건으로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한 때 자살을 생각할 정도였고, 현재 우울증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최 의원도 "술로 화를 입은 탓에 지금은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고 있다"며 "그동안 명예 하나로 살아 왔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최 의원 측은 최 의원의 평소 주량을 확인하기 위해 의료기관을 통해 최 의원의 신체 감정을 신청했다. 최 의원 측은 '만취한 상태'라는 것이 입증되면 형량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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