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는 27일부터 3박4일 간 육로를 통한 북한 방문을 앞두고 있어 이번 '6.15 주간'을 예년보다 훨씬 바쁘게 보내게 됐다.
김 전 대통령은 14일 광주에서 열리는 '6.15 민족 대축전' 개막식에 참석해 특별연설을 할 예정이며, 15~17일 광주에서 열리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정상회의'에 공동의장 자격으로 참석한다. 또 18일에는 마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과 함께 서울 김대중도서관에서 '동아시아의 변화와 한반도 평화의 길'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가질 계획이다.
"6.15 대축전에서 북측 대표단과 만날 듯"
김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남북을 오가며 열렸던 '6.15 대축전' 행사에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개막식에서 그가 할 특별연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김 전 대통령은 15일부터 열리는 '노벨상 정상회의'와 일정이 겹치기 때문에 '6.15 대축전'에는 불참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백낙청 '6.15 대축전 행사위' 상임대회장이 김 전 대통령에게 개막식 연설을 부탁해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북 당국대표단도 이날 개막식에 참석해 각각 축하연설을 할 것이므로, 김 전 대통령과 북측 대표단이 만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대통령 측 최경환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은 6.15 행사 개막식에서 연설을 하는 만큼 행사장에서 자연스럽게 북측 대표단과 인사를 나누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북측 대표단 단장은 지난해 8.15 대축전 당시 북측 대표단장을 맡았던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가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남 비서는 지난해 8.15 대축전 북측 대표단장으로 서울을 방문해 당시 폐렴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던 김 전 대통령을 방문해 방북초청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고르바초프와 함께 '노벨평화상 정상회의' 공동의장
김 전 대통령은 이어 15일부터 열리는 '노벨평화상 정상회의'에서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과 함께 공동의장을 맡았다.
김 전 대통령은 2박3일 간 개회식 기조연설, 정상회의 환영만찬, 5.18 국립묘지 참배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협력을 약속하는 내용의 `광주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광주 정상회의에는 김 전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외에 영국의 메어리드 코리건 마기르, 과테말라의 리고베르타 멘추 툼, 동티모르의 호세 라모스 오르타 등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 7명이 참석한다. 또 국제평화사무국, 국제적십자위원회, 국제앰네스티, 퍼그워시회의 등 7개 노벨평화상 수상단체에서도 대표급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티베트의 14대 달라이라마 등 6명은 서신과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달라이라마는 본인은 참석을 희망했지만 중국과의 외교문제 등으로 비자발급이 거부돼 참석하지 못했다.
이밖에 김 전 대통령은 18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과 대담할 예정이며, 그 후 27일 방북 시점까지는 아직 특별한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고 최경환 비서관이 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