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국회의장은 9일 "대통령 중심제를 내각책임제로 바꾸든지 대통령제 일부를 유지하면서 대통령 권한을 분권시켜 총리 권한을 강화하고 국회의 정치 중심 역할을 정비 강화하는 이원집정부제로 정치체제를 변화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권력 지상주의가 대결정치 원인"
김 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대결정치의 원인은 대통령 권력 지상주의에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의장은 "(한 정치세력이) 대통령을 차지하면 모든 것을 차지하고, 대통령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현행 대통령 제도는 대한민국밖에 없는 제도"라며 "이로 인해 정치의 행태가 올(all)과 낫씽(nothing)의 대결 정치로, 싸움정치로 나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의장은 또 "지역주의 정치구도 역시 대통령 중심제 아래에서는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개선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한나라당의 대선 전 개헌 반대 입장 대해선 "개별적으로 대화를 해 보면 국회의원 3분의 2는 적어도 지금의 헌법제도에 많은 문제점이 있으니까 바뀌어야 된다는 데 동의한다. 한나라당 중진의원들도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대통령을 하겠다는 분들이 당의 중심이기 때문에 그 분들의 눈치를 보고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게 진상"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다만 "개헌은 내년 대선 이전에 할 수 있도록 지금 논의를 시작하되 강행해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합의처리를 강조했다.
"정부여당 말 함부로 해서 민심 잃었다"
김 의장은 한편 열린우리당의 지방선거 패배와 관련해 "내세우는 주장과 정책이 자기들 소신에 맞을지라도 모든 정책이 성공하고 효과를 거두려면 국민과 더불어 해야 하는데 국민이 따라올 때까지 기다려주는 자세가 부족한데서 오늘과 같은 민심이 됐다"말했다.
김 의장은 또한 "열린우리당이나 정권이나 말을 함부로 해서 국민들의 정서, 특히 반대하는 사람들의 심정에 상처를 내고 오해를 일으키는 일들이 너무 잦았다고 본다"며 "정치는 말의 공학이라고 하는데 말에서 가져온 여러 가지 민심 이탈도 컸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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