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밀레의 그림이 우리 곁에 다가온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는 14일부터 내년 3월3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밀레의 여정’이라는 타이틀로 19세기의 대표적인 민중화가인 장 프랑수와 밀레(1814~1875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밀레의 그림이 진품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것은 1973년 덕수궁 미술관에서 '양치는 소녀'등이 공개된 후 30년만이며 특히 이번 전시회는 유화, 판화, 데생 등 그의 작품 80점과 그의 영향을 받은 고호, 세잔 등 관련 작가의 작품 70여점도 함께 전시돼 밀레 이전과 이후의 회화양식의 변화와 특히 인상주의와 사실주의의 생성과 변화를 보여주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전시회에서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이는 작품은 밀레가 바르비종에 정착한 후 그린 1859년작 '자비심'(LA CHARITE)으로 밀레의 서간문이나 일기를 통해 창작한 기록은 있지만 그 행방이 미스터리로 남아서 '잃어버린 명화'로 불린 작품이다.
<그림1 - 자비심>
검소한 농촌의 부엌 식탁에서 어머니가 소녀에게 문 밖에 서 있는 걸인을 위해 빵을 들려 보내고 있는 모습에서 인간에 대한 사랑과 자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김지영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원은 “아이에게 빵을 건네는 어머니의 뒤에 배치된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후광처럼 어머니의 자비심을 축복하고 문 밖의 반쯤 가려진 걸인의 모습은 렘브란트 작품인 ‘성가족’의 요셉과 같은 모습이라는 것이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이 다시 발견된 사연도 극적이다. 남북전쟁으로 부를 축적한 미국의 부호 밴더빌트 가는 프랑스의 유명화가인 밀레에게 당시 화폐가치로 1천 프랑이라는 거금을 주고 직접 그림을 주문한 후 1백년이 넘게 개인소장품으로 이 작품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후 이 작품은 대중에 전혀 공개가 되지 않아 유실된 것으로 알려지다가 2년 전 미국에서 '밴더필트 콜렉션'이라는 전시회를 위해 가문의 소장예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그후 이 작품은 일본 '메르시안 미술관'의 자금지원으로 밀레의 고향인 프랑스의 쉘부르 소재 ‘토마앙리 미술관’으로 백년만에 귀향하게 됐다.
이 작품 외에도 밀레가 사별한 자신의 첫 아내를 화폭에 담은 ‘실내복을 입고 있는 폴린 오노의 초상’과 루브르미술관이 소장한 밀레의 최고 수작 중 하나인 ‘어머니와 아들’도 한국관람객들에게 첫 선을 보이게 된다.
<그림2 - 어머니와 아들>
장 프랑수와 밀레는 19세기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화가로 1849년 도시지역인 파리를 벗어나 바르비종이라는 농촌에 정착하여 산업화의 그늘 속에서 신음하던 소작농의 모습과 신성한 노동의 순간을 주로 화폭에 담았다.
그는 주로 가난한 농부들을 그린 까닭에 19세기 활동기에 ‘사회주의 작가’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그의 그림에서는 정치성을 뛰어넘는 숭고한 인간애가 더 큰 울림을 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표작인 '만종'은 세계적으로 20억장 이상이라는 기록적인 양이 복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람료는 일반 8천원, 청소년 6천원, 어린이 4천원. 문의전화 02-2124-8991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