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패배할 경우 책임은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가 진행되는 와중에서는 노 대통령의 책임론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선거 패배 후 여권 내부에 몰아닥칠 '책임론'에서 노 대통령이 결코 자유롭지 않을 것임을 뜻하는 조사결과다.
선거 뒤 盧대통령 책임론 예고
문화일보와 YTN, 한국리서치가 지난 23~24일 공동실시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이 이번 선거에서 지게 된다면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31.4%가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열린우리당의 정책과 선거운동(18.5%), 정부(17.8%)가 그 뒤를 이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피습사건을 원인으로 보는 응답자는 8.4%였고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책임이라고 답한 응답은 6.2%였다.
연령별로는 20대가 열린우리당의 정책과 선거운동을 많이 지목한 반면, 30대는 정부를, 40대 이상은 노 대통령을 상대적으로 많이 지목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인천ㆍ경기, 대전ㆍ충청, 대구ㆍ경북이 노 대통령을 지목하는 비율이 35% 대로 가장 높았고, 광주ㆍ전라가 20.6%로 가장 낮았다.
한나라당이 승리할 경우 가장 큰 요인에서도 '박근혜 대표'라는 응답이 26.6%로 가장 높았지만, 노 대통령과 정부의 실정(26.4%)과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열린우리당의 무능 때문이라는 응답은 20.2%. 결국 과반에 가까운 46.6%가 한나라당의 승리를 여권의 실정과 무능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본 셈이다.
총선 때의 우리당 지지자 중 31.1%가 한나라로 이동
한편 선거 막판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대전시장 선거 판세는 한자리수 격차로 좁혀들었다. 우리당 염홍철 후보가 34.4%로 1위를 유지했지만,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가 26.9%를 얻으며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특히 적극투표의향층에서는 박 후보(36.9%)가 염 후보(33.6%)를 근소한 차이로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지사 선거도 오차범위 내의 접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무소속 김태환 후보가 30.3%, 한나라당 현명관 후보가 26.8%를 얻었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는 한나라당 후보들의 고공행진이 계속됐다. 서울에서 오세훈 후보는 51.3%를 얻어 19.8%에 그친 강금실 후보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경기도에서 김문수 후보도 40.0%로 진대제 후보(12.9%)와의 격차를 세 배 이상으로 늘렸다.
열린우리당이 공을 들인 광주시장 선거도 사실상 민주당 박광태 후보의 굳히기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가 33.7%, 우리당 조영택 후보가 15.0%를 각각 얻었다.
정당 지지도에선 한나라당 48.1%, 열린우리당 17.8%로 격차가 무려 30.3%포인트에 달했다. 특히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던 사람의 36.8%만이 여전히 우리당을 지지했을 뿐, 31.1%는 한나라당 지지층으로 옮겨갔다. 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잘하고 있다' 30.6%, '잘 못하고 있다' 64.1%로 조사됐다. 지난 4월 독도 발언을 전후해 40% 초반까지 상승했던 지지율이 다시 하락하는 추세로 돌아섰다.
'박근혜 피습사건'이 모든 이슈 삼켜
'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묻는 질문에는 단연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이 44.3%로 가장 높았다. '한나라당 싹쓸이 견제론' 8.8%, '후보자 비리 관련 공방' 7.1%는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미미했다.
'박근혜 피습사건'이라는 응답은 20~30대 초반, 서울, 충청, 대구ㆍ경북, 강원에서,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아 박 대표 지지층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결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나라당 싹쓸이 견제론'은 열린우리당 지지층에서도 10.0%의 공감을 얻는데 그쳤다.
이번 조사는 문화일보, YTN,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38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금지 직전인 지난 23~24일 실시했으며 표본 및 신뢰수준·표집오차는 전국(600명, 95%±4.0%), 서울(700명, 95%±3.7%), 경기(700명, 95%±3.7%), 대전(600명, 95%±4.0%), 광주(600명, 95%±4.0%), 제주(600명, 95%±4.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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