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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언러브드 Unloved

감독 만다 구니토시 출연 모리구치 요코, 나카무라 토오루, 마츠오카 슈운스케 수입,배급 이모션픽쳐스 | 등급 15세 관람가 시간 117분 | 2001년 | 상영관 필름포럼 이 세상에 사랑얘기는 너무 많다. 너무 많은 사랑얘기는 실제와 환상의 경계를 구분짓지 못하게 한다. 우리는 정말 사랑을 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이 세상에 사랑이라는 것이 정말 있기나 한 것일까. 어쩌면 사랑은, 사랑하지 않음으로 해서, 곧 세상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을 거부함으로 해서 진정으로 획득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영화 <언러브드>의 주인공이 제목처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사랑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그때문이다. 말단 공무원 미츠코(모리구치 요코)는 어디서도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상황이 불만스럽지 않다. 별다른 야심 없이 매일을 보내는 삶에 제법 만족하고 있다. 그런 그녀의 삶에 변화가 생길 조짐이 보인다. 벤처 사업가 가츠노(나카무라 토오루)가 저돌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것. 하지만 변화에 익숙지 않은 미츠코는 자신과 너무나 다른 가츠노 대신 평범한 택배회사 직원 시모카와(마츠오카 슈운스케)에게 더 마음이 간다.
언러브드 Unloved ⓒ프레시안무비
흡사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를 보고 있는 듯 흔들림 없이 단정한 화면은 세 명의 등장인물을 번갈아 비추며 차분한 어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한 편의 연극을 보고 있는 것처럼 서로 시선을 마주치지 않은 채 독백을 하듯 대사를 읊는 세 주인공의 모습은 서로의 세계로 스며들지 못하고 개별적으로 떠도는 개인화된 일본 사회의 단면을 훔쳐보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 앞에서 '변화하지 않는 삶'을 단단히 긍정하고 있는 영화 속 '미츠코'는,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려내고 있는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여성 캐릭터를 과감히 거부하고 자신의 세계 안에서 자신만의 사랑을 구성해 나간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간다가와 음란전쟁><도레미파 소녀 피가 끓는다> 등의 시나리오를 쓴 만다 구니토시 감독의 늦깎이 연출 데뷔작인 <언러브드>는 2001년 칸국제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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