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아키야마 타카히코
출연 나카무라 마사토시, 혼고 카나타, 타베 미카코
수입,배급 스폰지 |
등급 전체 관람가 |
시간 111분 2005년 |
상영관 시네코아 스폰지 하우스 교실 문이 열리자 책가방을 멘 로봇이 성큼, 교실 안으로 들어선다. 새로 전학 온 로봇 친구를 바라보는 반 아이들이 모두 입을 쩍 벌리고 놀란 눈을 뜨고 있다. 원격 조정 로봇을 통해 '대리 등교'가 가능해진 근 미래.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고 자신은 휠체어에 앉게 된 사토루(혼고 카나타)는 지금, 등교 로봇 'H-603'의 몸을 빌려 새로운 학교,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 아이들은 로봇의 재료로 노송나무(히노키)가 쓰였다는 걸 알고 로봇에게 '히노키오'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사토루는 새로운 학교생활을 시작한다. '완전히 다른 친구' 히노키오에게 같은 반 친구 준(타베 미카코)은 묘한 호기심을 느낀다. 하지만 관심의 표현 방법은 히노키오를 괴롭히는 것. 그러나 짓궂은 장난은 오래 가지 않고, 슈퍼마켓에서 과자를 훔치는 '나쁜 놀이'부터 함께 낚시를 하는 것까지 매번 함께 뒹굴며 놀던 히노키오와 아이들은 금세 친구가 된다. 그리고 준은 히노키오와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히노키오를 통해 자신과 우정을 쌓고 있는 사토루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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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노키오 Hinokio ⓒ프레시안무비 |
사토루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움직이는 것이 불편하지만 사실 사고로 가장 많이 다친 것은 마음이다. 엄마를 잃은 충격과 함께 엄마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아버지에게 있다고 믿는 사토루는 아버지와의 어떤 대화도 거부한 채 자기 방에 숨어 지낸다. 아버지와의 관계는 물론이고 집 밖으로 나가 사회와 관계를 맺는 것조차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사토루는 준과 친구가 되면서 점점 마음을 나누지만 준의 '만나자'는 제안에 고개를 젓는다. <히노키오>는 아이들의 실제 생활과 '연옥'이라는 컴퓨터 게임을 오가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기묘한 전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사토루가 컴퓨터로 조정하는 게임은 준이 살고 있는 실제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준과 히노키오가 활보하고 있는 바깥세상은 사토루의 세계인 게임에 영향을 준다. 히노키오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사토루에게 준이 숨쉬는 바깥세상은 또 다른 가상 세계에 다름 아니지만, 도저히 이어져 있을 것 같지 않은 두 세계가 묘하게 뒤엉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사토루는 닫힌 마음의 빗장을 푼다. 방에 처박혀 바깥으로 나가길 거부하는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가 세상과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을 그린 <히노키오>는 로봇과 게임이라는 '딱딱한' 소재를 매개로 해서도 충분히 가슴을 울리는 '따뜻한' 동화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동화에 '반짝반짝' 빛을 실어주는 건 아역배우들이다. 상처받은 큰 눈망울에 착한 미소를 함께 띠고 있는 사토루를 연기한 혼고 카나타와 어린 시절의 상처쯤 강하게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준으로 분한 타베 미카코의 신선한 연기가 눈길을 끈다. 세 번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준' 역을 꿰찬 타베 미카코는 <히노키오>를 통해 '블루리본영화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많은 CF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한 경력이 있는 아키야마 타카히코 감독은 <히노키오>에서 감독은 물론 원안, 공동각본, 영상특수효과(VFX)까지 도맡았다. 살아 숨쉬는 인물 캐릭터만큼 사랑스런 매력이 돋보이는 '히노키오'와 게임 등의 가상공간 이미지가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던 건 아키야마 타카히코 감독의 이러한 '재주'에 많은 부분 기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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