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피습 사건까지 겹쳐 절망적 상황에 빠진 열린우리당이 대대적인 읍소에 나섰다. "민주평화세력이 집권 8년만에 이렇게 무너지고 마는가 하는 참담한 심정"이라는 말이 나왔다. '위기론' 유포를 통한 '견제론'의 부각이다. '지방권력 심판'이라는 당초의 호기는 사라졌다.
"지방선거-대선-총선서 우리당 무너지는 게 올바른가"
우리당 전략통이자 강금실 후보 캠프에 관여하고 있는 민병두 의원은 22일 우리당 홈페이지에 "무릎 꿇고 호소드립니다"는 제목의 글을 띄웠다.
그는 "언론의 예측에 따르면 248개 광역-기초단체장 선거 중 열린우리당이 승리할 수 있는 곳은 불과 20개 안팎이라고 한다"면서 "민주평화세력이 집권 8년 만에 이렇게 무너지고 마는가 하는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그러나 "우리가 지난 8년간 이룩해 온 모든 것이 그렇게 가치 없는 것이었을까,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을까 자성해보기도 한다"면서도 "야당을 하면서도 공천비리 백화점을 챙긴 수구부패세력이 지방에서부터 중앙까지 모든 것을 갖게 된다면 통일의 길도, 민주주의의 길도 모두 후퇴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은 이제 '무능한 남편(열린우리당) 보다 부패한 남편(한나라당)이 더 좋다'고 내놓고 말한다'"며 "우리가 무능하다는 지적에 수용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성실한 남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항변했다.
민 의원은 "우리가 받아야 할 죄책 이상으로 우리를 때리고 완전히 파괴하려고 하는 일부 세력의 과도한 논리가 정도 이상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현실은 조금 더 이성적으로 관찰되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 당이 지방권력의 90% 이상을 장악하는 것이 과연 이상적인 선택일까에 대해서 조금 더 냉철하게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른 한쪽의 과도한 오만으로 역사의 시계추가 거꾸로 돌아가게 된다"고 '견제론'을 주장했다.
민 의원은 "민주평화세력이 지방선거에서 무너지고, 그 결과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무너지고, 이어 내후년 총선에서 그토록 무너지도록 하는 것이 우리 역사와 민주주의를 위해 올바른 것인지 투표장에 가기 전에 한 번 더 통찰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근태 최고위원도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민주주의의 기본은 견제와 균형이고 견제가 없는 권력은 변질되기 쉽다"면서 "지방정부의 한나라당 독식이 계속 이어지면 또 다른 폐단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모든 분들이 예상하듯이 한나라당의 압승이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고 견제와 균형을 이룰 세력이 있어야 한다. 열린우리당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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