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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고 국민 "피스터 감독은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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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고 국민 "피스터 감독은 마법사"

[프레시안 스포츠] G조 '스포일러'로 급부상한 토고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는 늘 '자이언트 킬러'와 '스포일러(spoiler)'가 존재했다. 자이언트 킬러는 문자 그대로 예선전에서 우승후보를 제압하고, 대이변을 연출하는 팀을 뜻한다. 지난 2002년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프랑스를 제압하고 8강까지 오른 세네갈이 이에 해당된다. 스포일러는 자신이 16강에 오를만한 전력은 아니지만 특정팀의 16강행을 결정적으로 저지하는 팀을 일컫는다. 한일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의 16강 진출 꿈을 수포로 만든 에쿠아도르를 떠올리면 된다.

한국, 프랑스, 스위스, 토고가 속한 G조에서는 토고가 '동네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나머지 세 팀은 토고와의 경기에서 대량 득점을 올리며 16강 진출의 확실한 교두보를 차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G조가 물고 물리는 혼전을 거듭하게 되면 토고와의 경기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토고가 어느 팀과의 경기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특정팀은 심각한 위기상황에 빠질 수 있는 게 사실이기때문이다.

토고는 지난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대회에서 3전 전패로 예선탈락했다. 이로 인해 스트라이커 아데바요르와 스티븐 케시 감독 사이에 불화가 생기기도 했다. 이미 이 대회 이전부터 수당문제로 대표 선수들과 축구협회 사이에도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 자연스레 제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었던 셈이다.

하지만 독일 출신의 오토 피스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토고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14일 토고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평가전이 이를 입증해 준다. 토고는 일단 공수 전환이 매우 빨라졌고, 패스의 정확도가 높아졌다. 또한 전체 경기에서 힘과 높이를 활용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도했다. 한 마디로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커졌다는 뜻이다. 비록 경기 후반 사우디아라비아의 역습에 밀려 0-1로 패했지만 토고는 이전의 모습이 분명 아니었다.
▲ 토고 국민들로부터 '마법사'로 불리는 오토 피스터 감독 ⓒtogodaily

'백발의 광인(狂人)'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피스터 감독은 '축구계의 방랑자'다. 독일 출신이지만 독일과는 거의 인연이 없다. 피스터 감독은 1972년 르완다를 시작으로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방글라데시,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전전하며 지도자 생활을 해 왔다. 나이지리아와 중동 지역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전 한국 대표팀의 감독 요하네스 본프레레와 닮은 꼴이다. 본프레레 감독이 "피스터 감독과 나는 친분이 있다. 한국에 대해 물어보면 대답해 줄 수밖에 없다"고 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가재는 게 편'이라는 속담을 떠올릴 수 있는 대목이다.

비록 그는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감독은 아니지만 아프리카 축구에서 잔뼈가 굵었다. 어떻게 하면 아프리카 선수들의 조직력을 키울 수 있는지, 그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축구 감독의 주된 역할은 짧은 기간 안에 선수들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있지 않다. 얼마나 효과적으로 선수들의 투지를 자극하는가에 있다. 이런 점에서 피스터 감독은 모래알 같았던 토고 선수들을 하나의 온전한 팀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토고는 아직까지 측면 수비와 골 결정력 등에서 보완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빠른 스피드의 공격으로 한국이 토고를 몰아붙이면 예상대로 승리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토고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독일 월드컵에서 상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스포일러'로 자리매김 됐다는 것이다. 그만큼 한국으로서는 토고와의 독일 월드컵 조별 예선 첫 경기의 의미가 더욱 커진 셈이다.

최근 외신들을 종합해보면 토고 국민들은 독일 출신의 피스터 감독을 단순한 감독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토고 국민들은 피스터를 '마법사', '기적을 만드는 지휘자'로 보고 있다. "아직 토고는 워밍업밖에 하지 않았다. 한국을 상대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밝힌 피스터 감독이 남은 기간 토고의 조직력을 얼마나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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