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25일 아침에 집에서 늦잠 잘 수 있으면 정말 행복하겠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보도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치적 포부와 관련해 "(장관을 마치면) 공익근무 마치고 집에 가는 것처럼 시민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인터뷰는 유 장관의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12일 진행된 것이다.
유 장관은 "장관 끝나면 정치 안 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게 소망이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노대통령 퇴임 때까지 복지장관 하는 게 목표"
그는 노 대통령이 유 장관은 복지부 장관에 임명한 것이 차기 대권구도와 연관된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해 "그렇게 의심하면 저만 그런 게 아니다"며 "정동영.김근태 전 장관은 이미 장관을 했고 천정배.정세균.이상수 장관도 현직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6~7명 중 한 명에 불과한데 두드러지게 볼 게 있냐"고 자신을 차기 대권주자로 보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표했다.
그는 다만 "노 대통령이 퇴임하는 2008년 2월 24일까지 복지부 장관 하는 게 목표"라며 장관직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열린우리당의 정권재창출 가능성에 대해 "그건 모른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나 이명박 서울시장이 집권해도 나라가 망하진 않는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 그는 "대한민국은 이미 일정한 궤도 위에 올라와 있어 국민은 과거보다 여유 있는 입장에서 집권세력을 선택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장관이 되고 난 뒤의 발언이 신중해지는 등 확연히 달라진 자신의 정치 스타일과 관련해 유 장관은 "보직 변경에 따른 변화"라고 밝혔다. 그는 "당에서 내 역할은 주로 싸우는 것이었다"면서 "사령부에서 나보고 돌격대장 하라고 해서 총 들고 나가 깜깜하고 사방도 어둑어둑한데 총탄 날아오면 그쪽 방향 향해서 자동으로 놓고 갈겼다"고 과거 자신의 '독설'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 '독설'에 대해 "나름대로 충분히 계산해서 한 발언"이라며 "여론전을 하는데 어필하는(먹혀드는) 발언을 해야 될 것 아닌가. 최민수 씨가 깡패 역을 잘한다고 해서 성격이 포악하다고 볼 순 없는 거 아니냐"고 항변했다.
"탄핵, 물리적 표결 저지는 잘못"
자신이 '자유주의자'라고 밝힌 유 장관은 "모든 물리적 폭력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2004년 대통령 탄핵안을 국회에서 표결하던 당시 열린우리당이 물리적으로 표결을 저지한 것에 대해서는 "몹시 후회했다"고 밝혔다.
그는 "요새 한나라당도 우리에게 '너희도 탄핵 때 막았잖아'라고 한다. 한번 손해를 감수하고 어떤 정치세력이 그 고리를 끊어줘야 했다. 우리가 탄핵 때 막지 않고, 충분히 토론해서 표결했다면 가결됐든 부결됐든 우리 의회사에서 (물리적 저지는) 단절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택 미군기지 반대 시위에 대해선 같은 이유로 비난했다. 그는 "정부가 평택서 미군 철수 주장하고 미군기지 반대하는 분들 집회를 불허하거나 예비 검속으로 잡아 넣지 않는다"며 "그런데 왜 죽봉 들고 오나. 지금은 시위대가 도발하지 않는 공권력에 대해 물리적으로 부딪히는 양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평택 시위와 관련된 구속자에 대해 "폭력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국민연금 개혁, 연내 마무리할 것"
유 장관은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구체적인 사업에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장관의 임무"라며 "박사라고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정한 원칙은 첫째, 중요한 것부터 먼저 하고, 둘째는 복지부가 그 일을 제대로 하는지 점검하자는 것이며, 셋째는 효율성 극대화"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무조건 연내 마루리 해야 한다"며 "야당에 대해서도 정책 세일즈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리 의료법인 허용 문제에 대해 "병원들이 실제로는 영리 활동을 하는데 비영리법인으로 묶여 있어 발생하는 여러 문제가 있지만 지금은 논의하기 어렵다"며 "분명한 것은 현재의 건강보험 기본 틀을 깰 순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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