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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콘스탄트 가드너 The Constant gardener

감독 페르난도 마이렐레스 출연 랄프 파인즈, 레이첼 와이즈, 대니 휴스톤 수입,배급 스폰지 | 등급 15세 관람가 시간 129분 | 2005년 수입사에 의해 그럴 듯한 멜로영화 쯤으로 둔갑돼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당초 예정보다 한달 가까이 개봉이 연기됐지만 영화 <콘스탄트 가드너>는 사실 그렇게 말랑말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민주주의를 원하고, 사회정의를 원하며, 빈자와 부자의 차이가 좁혀지는 사회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절대 피해 가면 안되는 영화다. <콘스탄드 가드너>는 매우 정치적인 영화이며, 매우 사회성이 높은 영화다. 물론 이 영화의 기본 틀거리는 멜로의 형식을 따라 간다. 영화속 남자 주인공 저스틴(랄프 파인즈)의 순애보는 가슴을 친다. 그는 아내 테사(레이첼 와이즈)의 죽음뒤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다. 결혼 전 아내가 혼자 살던 집을 찾아간 저스틴이 자신들이 처음 만나, 사랑을 나눴던 때를 생각하며 흐느끼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슬픈 장면이자, 또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스틴이 테사를 위해, 혹은 테사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무언가 행동을 취할 때쯤엔 이 영화가 단순한 사랑이야기가 아님을 보여 주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더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강하게 휘어잡는다. 그리고 진짜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콘스탄트 가드너 The Constant gardener ⓒ프레시안무비
<콘스탄트 가드너>는 아프리카 케냐의 빈민들을 대상으로 신약 실험을 벌이는 한 거대 제약회사의 음모를 다룬다. 케냐 주재 영국대사관에서 일하는 저스틴은 본국에서 특강을 하다 만난 테사라는 여인과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테사는 그런 그를 좇아 아프리카에 온다. 사회운동에 열심이던 테사는 어느 날 제약회사의 비밀을 알아내고 이를 밝히려다 참혹하게 살해당한다. 정원가꾸기가 취미로 소심하고 착한 남자에 불과했던 저스틴은 처참한 아내의 죽음 이후 변하기 시작한다. 영화를 물끄러미 보고 있노라면 <콘스탄트 가드너>는 결국, 사랑얘기보다는 인간의 의지에 대해 얘기하려는 영화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사람은 자신의 물적 기반이 어떻든 때로는 옳은 일을 위하여, 혹은 진실을 위하여 강한 의지를 갖고 행동한다. 그 행동의 끝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다 한들 상관하지 않는다. 그런 행동을 해나가는 인간의 모습은 진정코 아름다운 법이다. 이 영화속 두 남녀, 테사와 저스틴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갖게 만든다. 사람들에게 이런 의지는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라는 것. 이런 용기는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라는 것. 그런 점에서 맑스는 조금 틀린 점이 있다는 생각까지 갖게 만든다. 역사는 대중이나 민중이 아니라, 종종 용기있는 소수에 의해 바뀌고 또 그럼으로써 진보하고 진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콘스탄트 가드너>는 감독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이 영화를 만든 페르난도 메이렐레스는, 국내에선 철저히 외면받았지만, <시티 오브 갓>이란 작품으로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끌었던 브라질 출신의 감독. <시티 오브 갓>은 래리 클라크 감독의 문제작 <키즈>와 코폴라의 <대부>를 합친 듯한 느낌의 영화였다. 메이렐레스가 매우 정치적이고, 사회적 이슈가 강한 영화들을 만들고 있는 작가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영화는 전작과 비교할 때 분위기와 스타일을 확 바꾸긴 했어도 세상에 대한 '날 선 의식'은 여전함을 나타낸다. 메이렐레스 감독말고도 이 영화는 원작자의 이름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 원로작가인 존 르 카레가 이 영화의 원작을 썼으며 이번 작품은 비교적 최신작이다. 우리에겐 르 카레는「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로 유명한 인물이다. 영화는 종종 감독과 원작자, 혹은 프로듀서나 배우의 이름만으로도 주저없이 선택할 때가 있는 법이다. <콘스탄트 가드너>는 모든 사람들의 이름이 한결같이 제값을 발휘한 영화다. 이런 영화야말 바로 세상을 변화시킬 영화라고 얘기하는 건 그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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