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각본 게일린 프레스턴
출연 샘 닐, 레이첼 블레이크, 조엘 토백
수입,배급 스폰지 |
등급 18세 관람가 |
시간 96분 | 2003년 카페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멜라니(레이첼 블레이크)는 일상이 무료하다. 금요일 밤 퇴근 후, 술집에 들른 멜라니는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매력적인 '남자'(샘 닐)를 만난다. 하룻밤의 달콤한 사랑을 꿈꾸며 "당신 집"으로 가자고 한 멜라니를 이끌고 남자가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해변가다. 남자가 소개한 자신의 집은 바로 '요트'다. 다음 날 아침, 선실에서 고개를 내민 멜라니의 눈앞에 펼쳐진 건 망망대해. 그녀가 타고 있는 요트는 신나게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고 있다. 목적지는 외딴 섬, 남자가 살고 있다는 '집'이다. 그녀는 불현듯 자신이 '납치'됐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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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스트레인저 Perfect Strangers ⓒ프레시안무비 |
하지만 납치라면 이것은 너무나 달콤한 납치다. 남자는 멜라니의 고단한 몸을 풀어줄 목욕물을 손수 받고, 화려한 만찬을 준비하고, 멜라니가 입을 아름다운 옷을 마련한다. 그리고 부드러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당신을 사랑해"라는 달콤한 말들을 연신 쏟아 붓는다. 하지만 달콤하게 녹아내린 분위기도 한순간. 그곳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생각한 멜라니와 남자간의 격한 실랑이가 벌어지고 멜라니는 얼떨결에 남자를 칼로 찌르고 만다. 전형적인 납치 이야기로 진행되던 영화는 여기서부터 급선회한다. 섬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는 걸 깨달은 멜라니는 상처를 크게 입은 남자를 보살피면서 함께 삶을 꾸려가고,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녀는 점차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 멜라니는 인질극에서 인질로 잡힌 사람이 인질범에게 정신적으로 동화, 범인에게 점점 호감을 느끼는 스톡홀름 신드롬을 몸소 겪으며 남자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더욱 굳건히 세운다. 게일린 프레스턴 감독은 "피해자가 사실은 결백하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사냥감과 사냥꾼이 뒤바뀌어 버린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궁금했고 그 궁금증을 <퍼펙트 스트레인저>로 풀어냈다. <퍼펙트 스트레인저>는 고립된 공간 안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교묘하게 뒤바꾸고 변화해가는 사랑의 감정을 그리지만, 변화하는 심리의 세세한 결을 제대로 포착해내지는 못했다. 또한 죽은 남자를 대하는 멜라니의 과도한 집착은 '관계 역전'과 '사랑의 모호함'을 드러낸다기보다 '지독한 광기'로만 비쳐질 뿐이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호연은 눈에 띈다. <피아노> 이후 뉴질랜드 영화에 다시 출연한 샘 닐은 따스한 눈빛과 차가운 눈빛을 모두 품은 낯선 남자의 모호한 이중성을 완벽하게 표현한다. 사랑에 '미친' 여자를 실감나게 연기한 레이첼 블레이크는 이 영화로 판타스포르토와 블라디보스토크영화제에서 여우 주연상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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