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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영화음악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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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영화음악의 법칙

[한재권의 Mosic & Muvie]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음악의 차이

초대형 영화 프로젝트를 지칭하는 블록버스터라는 장르 아닌 장르영화는 1990년대 초중반부터 자리잡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시작에 놓여있는 작품으로 알려진 케빈 코스트너 제작, 주연의 <워터월드>는 비평과 흥행면에서 참담한 결과를 맛보았다. 그 이후 제작되어지는 평균제작비 1억불 이상의 영화들에 있어서 '절대로 밟지 말아야 할 전철'이라는 측면에서의 텍스트가 되었다니 <워터월드>의 제작진들에게는 쓰디쓴 기억이 아닐수 없다. 간략하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정의는 이러하다. 평균 제작비 1억 달러 이상, 가공할 만한 티켓파워를 지닌 초특급 스타와 떠오르는 신성을 캐스팅 전면에 내세울것, 개봉 시기는 크리스마스 연말 시즌을 비롯한 추수 감사절, 독립기념일 즈음을 목표로 할 것, 제작자와 제작사의 편집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철저하게 수렴해야 하는 오픈 마인드를 지닌 연출자일 것 등등. 위에 열거한 점들은 국내 블록버스터급 영화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고 다만 제작비 규모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처럼 블록버스터 제작에 공식이 있듯, 블럭버스터 영화의 음악에도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몇몇 공식과 규칙들이 있는데 헐리우드와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의 음악을 비교해보겠다.
먼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지닌 '5분의 법칙'은 음악에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가장 좋은 사례로 꼽을 수있는 영화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이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상영관에 불이 꺼지고 영사기가 돌아가기 시작하고 영화제작사의 로고 화면이 지나가고 난 후 5분 내에 엄청난 비주얼과 사운드를 한바탕 선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음악에 있어서도 영화 시작 5분 내에 가장 화려하고 강렬한 메인 테마성 음악의 향연이 펼쳐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식은 007 영화에서는 어김없이 40년 이상 전해 내려오는 전통이며 불멸의 <스타워즈> 시리즈 역시 "빠빠빠 빠암 빰~"으로 대변되는 메인 음악과 함께 웅장한 공중전이나 전투장면으로 막을 여는 식으로 적용되어 있다. 여름 개봉을 목전에 둔 <엑스맨: 최후의 전쟁>이나 5월 3일 개봉하는 <미션 임파서블 3> 등 시리즈들도 분명 '5분의 법칙'에 의한 메인 테마 변주곡이 기대에 찬 관객들의 귀를 자극할 것이다.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의 '5분의 법칙'은 할리우드와는 조금 다르다. 우리 영화 관객들은 현란한 볼거리보다는 '폼'을 원한다. 규모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철저하게 고증을 거쳐 재현된 과거의 모습이라든가, 엄청나게 운집해 있는 몹신이라든가,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풍광을 등뒤로 한 채 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실미도>가 그러했고, (남파 간첩의 서울 잠입 장면) <태극기 휘날리며>가 그러했으며 (완벽하게 재현된 당시의 거리 모습) <역도산> 도 다르지 않았고 (화면 가득한 1960년대의 일본), 최근작 <태풍> 역시 그러한 법칙을 고스란히 따랐다.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선박신). 말하자면 특수효과나 액션신은 아껴뒀다가 정말 중요할 때 보여주고 일단은 본편의 규모를 소개함으로써 이 작품이 블록버스터급임을 소개하는 형식이다. 음악 역시 화려하다기 보다는 되도록 저음위주의 유장미와 오케스트라 음악에서 느낄수 있는 규모를 강조함으로써 작품 규모를 귀로 들려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제작비인 1억 달러의 10분의 1 규모인 100억원을 알뜰하게 쓰는 지혜롭고 현명한 방법이랄 수 있겠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음악의 특징은 장대하게 엮여진 오케스트라 음악과 최신 인기 뮤지션의 조화가 돋보인다. <타이타닉>과 셀린 디온, <나쁜 녀석들>과 당대 최고의 힙합 뮤지션들, <아마겟돈>과 에어로 스미스, <미션 임파서블>과 레이지 어게인스트 머신, <스파이더 맨>과 마룬5 등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갈 대목이다. 이것은 철저하게 한 편의 영화를 통해 모든 영화적 요소를 동원해서 이윤을 창출하자는 사업적인 측면에서의 기획인데 헐리웃 블록버스터급의 영화가 영화 OST에 투자하는 제작비 규모가 평균 700만불, 우리돈으로 거의 70억원이라고 하니 말그대로 많이 써서 크게 먹겠다는 심산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국내 블럭버스터급의 영화에서는 아직까지 인기 뮤지션들의 참여는 눈에 띄지 않는데, 그 이면에는 제작비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악부문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는 데다가 OST에 1-2억 원을 투자하기에는 100억 원 안팎의 제작비가 빠듯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의 OST라고 해도 그저 상대적으로 퀄리티가 조금 더 나은 오케스트라 스코어 위주의 음반이 고작이다. 한국영화의 세계시장 진출이 눈에 띄게 활기를 보이고 있는 작금의 시점에서 블록버스터 급의 영화 OST에 한류스타 뮤지션들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기대해보는 것도 제법 그럴싸한 기획이 아닐까 하는 초라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본다. 월드컵의 열기가 가라앉을 7-8월 시즌이 오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와 토종 블록버스터 영화의 진검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 <수퍼맨 리턴즈>가 장대한 스케일로 찾아올 것이고 <한반도>와 <괴물>이 엄청난 규모의 위용을 자랑하며 관객들에게 러브콜을 보낼 것이다. 앞서 몇마디 설명한 요소들을 면밀히 비교해가며 관람해보는 것도 제법 재미있는 감상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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