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點에 그친 경제특구, 線ㆍ面으로 확대될까?

'2006년 북한은 어디로?' 경제편 〈2〉북한의 '꼭지점 경제특구'

북한이 경제적으로 서방자본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초중반부터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놓고 개방 1기라고도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 시기에는 대규모 서방자본을 유치하면서 경제발전을 도모했지만 2차에 걸친 오일쇼크와 국제원자재 가격의 급변 등으로 북한은 채무 불이행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그 뒤 1984년 9월 합영법을 발표하고 외국자본에 대한 개방을 다시 시도한다. 개방 2기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시기에는 지역을 한정하지 않고 북한의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합영사업이, 즉 북한과 외국이 공동출자해서 공동운영하는 방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결과를 평가해 보면 '朝(조)-朝(조) 합영'에 그쳤다. 일본에 있는 조총련계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루어졌고 북한은 이를 외자라기보다는 해외교포 자본으로 인식해 개방의 개념을 적용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제1기는 자본에 대해, 제2기는 기업에 대해 개방을 했다면, 1991년부터 북한은 지역에 대한 개방을 시작했다. 북한은 1991년 12월 28일 정무원 결정 74호를 통해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를 설치하고 외자유치에 주력해 왔다. 이 시기를 개방 제3기로 규정할 수 있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개성, 금강산 등 남측 협력지역만 꾸준히 발전
▲ 북한경제특구의 현황. ⓒ프레시안

북한의 경제특구는 '나진선봉자유경제무역지대'로부터 시작됐다. 그 뒤 2002년 하반기 개성, 금강산 및 신의주 지역의 개방이 선포되기 이전까지 유일한 개방지역으로서 역할을 해 왔다. 1991년 개방 이후 10여년에 걸친 시간동안 나진선봉 지역은 명칭의 변경을 통해 변화과정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처음에 나진선봉자유경제무역지대에서 출발하여, 자유라는 용어를 뺀 경제무역지대로 바뀌었고, 나진시와 선봉시를 통합하여 나선시로 확대 개편됨에 따라 현재는 나선경제무역지대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이 지역의 특징은 용두사미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하다. 개방 초기에는 동북아의 싱가폴을 지향하면서 의욕에 가득 찬 계획을 수립했지만, 10여 년이 지난 현재는 일종의 변경무역지대로 전락한 듯한 느낌마저 있다. 2002년 9월에는 신의주 행정특구의 지정을 공식 발표했으며 행정특구 장관으로 네덜란드계 화교인 양빈을 임명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양빈을 전격 체포함에 따라 신의주 개발을 현재까지도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반면 한국의 현대아산과 운영계약을 맺은 금강산과 개성공단은 꾸준히 발전해 나가고 있다. 금강산과 개성공단은 시작 자체는 1990년대 후반에 이뤄졌지만, 공식적으로 특구라는 명칭을 부여받은 것은 2002년 10월과 11월이다. 이와 같이 북한의 경제특구는 나선, 신의주, 개성 및 금강산 등 4개 지역으로 지정, 운영되고 있다.

아직은 변경지역만 개방, 외부에 운영 맡겨

현재 북한의 특구 운영방식의 특징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외부에 용역'을 준다는 점이다. 그러나 나선지역은 다른 개방지역과는 달리 북한이 직접 운영했다는 점에 주목된다. 개성, 금강산은 한국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신의주는 양빈이라는 외국기업인이 주도를 할 예정이었다. 시기적으로 보면 북한이 직접 운영해 보니까, 외국에 맡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나머지 지역은 북한이 직접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개방에 따른 부작용을 아무리 차단해도 직접 운영하게 되면 책임을 져야 하며, 축소지향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반면 외부에 이른바 용역을 맡기게 되면 개방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책임도 역시 외부에 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방 자체가 영향을 받지는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남남북중(南南北中)'이라는 점이다. 즉 남쪽에 설치한 개성과 금강산은 남한의 자본을 겨냥한 것이라고 한다면, 나선지역과 신의주 지역은 중국의 자본을 겨냥하고 있다. 물론 나선지역은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의 교류도 염두에 둔 지역이다.

셋째는 '꼭지점 개방'이라는 점이다. 북한지역을 사각형으로 가정하면 각 꼭지점에 특구를 설치하고 있는 것이다. 개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개방의 과실을 따먹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중국식 전면개방은 아직 가능성 낮아

향후 북한의 경제특구는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최근 신의주 개방과 관련된 정보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신의주는 이미 행정특구로 지정된 곳이다. 다만 이 지역 개발을 이끌어 나갈 적당한 인물을 선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개발이 지연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최근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신의주 개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은 이와 같이 네 꼭지점의 특구 설치를 통해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경제적 과실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의 확대는 아직 생각하지 않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좀더 시간을 두고 개방에 대한 자체적 내성이 키워질 무렵, 신의주와 개성을 잇는 경의선 철도 및 도로가 복구되고, 나선과 금강산을 잇는 동해선 철도 및 도로가 개발되면 점(點)으로 이루어졌던 북한의 경제특구는 이른바 선(線)으로 연결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면(面)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즉 중국식의 개방이 상당한 시차를 두고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북한이 중국식의 개방 방식을 북한 전역에 적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대내외적 환경을 감안할 때 북한 정권이 마음 놓고 개방할 처지가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 '2006 북한은 어디로?' 시리즈는 <프레시안>과 <북한연구학회>의 공동기획으로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에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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