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盧, 떳떳하지 못한 결정할 때는 대화 안해"

"이라크파병-한미 FTA '설득과 대화' 부재"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내가 노 대통령을 가까이서 본 바로는 본인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할 때는 내놓고 말을 하시는데 떳떳하지 않은 결정을 할 때는 대화를 더 안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설득·대화 있었으면 오늘같이 현안 지지도 낮지 않았을 것"

강 전 장관은 24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이라크 파병, 새만금 사업 등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라크 문제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참전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 수 있었고 나도 국무위원으로서 찬성을 했지만 국민들은 최소한의 인원으로,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 군인으로 참전하는 문제까지는 용인할 수 있었다고 본다"며 전투병 파병에 유감을 표했다.
 
그는 특히 "잘못한 것은 과정에 있었다"면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고 평화의 원칙을 견지하는 나라에서 참전 문제를 결정한다면 보다 더 많은 설득과 대화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강 전 장관은 "새만금 문제는 국무회의 때 노무현 대통령께서 솔직하게 털어놓고 '새만금 일은 승계된 일이었지 참여정부가 새로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전 정부로부터 넘어온 큰 문제를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해결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심경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노 대통령이 보다 더 많이 국민들과 대화하고 설득하는 과정에 있었다면 다른 현안들에 대해서도 오늘같이 지지도가 낮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격적인 한미 FTA에 좀 더 친절한 설명 필요"

'대화와 설득 부재'에 대한 지적은 한미 FTA 문제에 대해서도 이어졌다. 강 전 장관은 "FTA 자체를 반대하기는 어렵지만 속도나 내용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안에서의 저항이 너무 심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다시 실패할 잘못을 범할 수 있다"며 "옳다고만 하기보다는 보다 많은 설득과 대안을 제시하고 불안을 안심시키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미 FTA가 전격적이었다는 것을 공감한다"며 "내부적으로 반발이 나오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좀 더 친절한 설명과 설득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한미 FTA뿐만 아니라 한중 FTA나 한일 FTA와의 균형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류생활 오래 했지만 나의 정서 자체는 강북"

강 전 장관은 한편 '강남 이미지'가 짙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 세대는 30대까지 강북에 쭉 살았다. 나의 정서 자체는 강북이다"고 항변했다. 그는 "나는 강남에서 십몇 년을 살았고, 사회적으로는 법무부장관, 로펌 대표, 판사라는 고위직 상류 생활을 오래 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나의 장점"이라며 "강남 정서를 잘 알고 강북에서 커 온 사람으로서 서민들의 정서를 잘 아는 사람만이 강남북 갈등과 균열 문제를 가장 잘 대처하고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실패한 이유도 강남의 정서를 포용하면서도 대다수 서민을 위한 정치를 했더라면 거부감을 갖기 전에 설득력 있는 정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이어 이명박 시장의 강북 자립형 사립고 계획에 대해선 "강남북 간의 교육 격차는 경제적 격차에서 생긴 것이지 공교육 자체에 격차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자립형 사립고 몇 개를 만든다고 해결될 수 있느냐"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보다 근본적인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시에서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내가 시장이 된다면 교육문제만큼은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