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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재패니메이션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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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재패니메이션 OST

[한재권의 Mosic & Muvie] <신세기 에반게리온>, <카우보이 비밥>, <바람의 검심>

일본의 애니매이션 작품들이 오늘날 전세계에 마니아층을 거느리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우선 작품이 가진 주제와 소재들이 어린아이의 관점이 아닌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양하다는 점이 그렇다. 그리고 귀엽고 앙증맞은 서양 애니매이션 캐릭터들과는 달리 악인 캐릭터라 할지라도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멋지고 속내를 알수 없는 면면을 지닌 데다가 무엇보다 작품에 따라 변화무쌍한 영화적 요소들 즉, 캐릭터들의 연기력이라든가, 비주얼 이펙트, 플롯의 진행방식, 사운드, 음악 등등이 서양의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개성들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 중에서도 일본 애니매이션의 음악들은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의 시장 규모와 제작 노하우를 지니고 있고 전문음악가들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즐비하다. 일본 대도시의 대형 음반 매장에는 아예 애니매이션 OST를 위한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그 규모는 어림짐작했다가는 큰코 다치기 딱 좋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발표된 지 꽤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걸작으로 추앙받는 세 장의 애니매이션 OST를 소개한다. .
존재 자체로 전설이 된 걸작 애니매이션 반열에 오른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총 26편의 TV시리즈와 3편의 극장판이 있는데, 방영 당시와 개봉 때마다 숱한 화제와 기록들을 남기며 아직도 각종 마니아들 사이에서 수집과 토론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단 한 장 총 29트랙으로 발매되었던 TV판의 OST는 극장판을 포함해 자그마치 16장의 특별판의 성격으로 재발매의 재발매를 거듭하며 발표 때마다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했고 퓨전 록 재즈밴드 'T-Sqaure'에도 몸 담았던 음악가 사기스 시로를 단숨에 거장으로 만들었다. 상당히 모범적인 형태로 만들어진 <신세기 에반게리온> OST인 음반에는 주제가와 엔딩 테마로 사용된 'Fly me to the Moon'의 다양한 버전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런던 채임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슬로우 버전은 발표 당시 전 일본, 더 나아가 전세계 연인들의 테마가 되기도 했다. 사기스 시로는 이후 각종 TV시리즈와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영화들에 참여했는데, 그 중에는 우리영화 <무사>(2001)도 포함되어 있다. .
제작사 선라이즈는 <카우보이 비밥> 발표 당시 힘없는 신생회사였지만 이 작품으로 단숨에 일본 내에서 가장 중요한 애니매이션 제작 회사로 거듭났다. 살짝 성인 취향으로 포장된 이 작품은 두고두고 심야시간까지 방영 범위를 넓히며 일본 케이블 방송국의 효자 노릇을 했다. 특히나 칸노 요코가 음악을 맡은 OST는 역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 기록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 세계 음반시장으로 수출되는 쾌거까지 이루었는데 심지어는 2001년에 미국 유수의 DJ들이 직접 리믹스에 참여한 에디션까지 발표되어 애니매이션 음반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까지 열었다. 강렬한 비밥 재즈를 기본 골자로 온갖 장르를 넘나드는 완성도 높은 연주곡들로 음반 한 장 가득히 명 연주들이 넘쳐난다. 그 중에서도 타이틀 'Tank'는 어마어마한 로열티까지 챙기며 전세계 광고음악, 배경음악 시장까지 섭렵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가지 아쉬운 건 음악감독 칸노 요코의 행보가 애니매이션 장르에만 국한된다는 점인데, 일본 음악계에서도 기인으로 여겨지는 그녀의 고집이 어디까지일지 굉장히 궁금하다.(그녀에게 러브 콜을 보낸 영화감독 중에는 쿠엔틴 타란티노감독도 있다!) .
자그마치 93화로 이루어진 TV시리즈의 인기를 등에 업고 발표된 1999년 극장판 <바람의 검심> OST를 들어보라. 귀에 익은 멜로디로 가득찬 이 앨범의 작곡자는 <살인의 추억><6월의 뱀>등의 음악감독으로도 알려진 이와시로 타로다. 동양적인 감수성과 서양 매체의 기술력을 두루 겸비한 능력있는 음악가인 이와시로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명망높은 매체 음악가이다. 실제로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히사이시 조보다도 높은 개런티와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맺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출발점에 서있는 작품이 바로 <바람의 검심> 극장판이다. 무사들의 우정과 사랑, 피눈물 나는 전장을 다루고 있는 작품 내용에도 유려한 실내악 중심의 클래식 음악을 심도있게 배치한 그의 계산 뒤에는 작품이 지닌 지나치게 일본적인 색채를 완화시키는 희한한 위력이 있다. 이 앨범은 아직도 일본 내 애니매이션 OST시장에서 막강한 판매량을 기록중이라고 한다. 일본 영화음악가들의 국내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배가 아플 법도 하지만 이토록 훌륭한 애니매이션 OST들을 바탕으로 음악활동에 임하는 그들에게 뭐라고 딴지를 걸기엔 자신이, 그리고 한국영화음악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 같아 사뭇 비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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