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나치 정권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잊지 않으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 또한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려는 세력에 대항하는 단호한 결의들도 나타나고 있다.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만행을 잊지 않기 위한 국제 홀로코스트 기념일 행사가 27일 독일 등 세계 각지에서 열렸다.
국제 홀로코스트 기념일은 1945년 1월27일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일을 기념해 전 세계가 이 같은 역사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 2005년 유엔이 정한 것이다. 독일은 1996년부터 당시 로만 헤어초크 대통령의 제의로 이날을 기념해 오고 있다.
한스-게르트 푀터링 유럽의회 의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유럽 대륙에서 일어난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역사가 결코 잊혀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푀터링 의장은 "나치의 만행은 민족 말살의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후세대에 기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총회는 전날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행위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역사적 사실인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어떠한 기도도 거부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결의안은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고 있지만 홀로코스트를 거듭 부인하고 있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지난해 12월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논거를 마련하기 위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 이란 정부를 겨냥한 것이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지난 2005년 8월 취임 이후 홀로코스트를 (역사적 사실이 아닌) '신화'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의 절멸을 주장해 국제사회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홀로코스트를 개인 차원에서 부인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한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
독일 검찰은 26일 홀로코스트를 부인한 혐의로 기소된 에른스트 춘델(67)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최종 논고에서 춘델은 '정치적 사기꾼'으로 그의 그릇된 주장으로부터 독일인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가 사랑한 히틀러', '정말 600만명이 죽었나?' 등의 저서에서 홀로코스트 역사를 부인하는 등 극우적인 선전활동을 펴 온 춘델은 2005년 3월 캐나다의 범죄인 인도에 따라 독일에서 재판에 회부됐다.
자신의 저서와 웹사이트를 통해 나치를 찬양하고 히틀러 숭배 사상을 퍼트려 온 춘델은 홀로코스트 부인 혐의와 아울러 사자(死者) 명예훼손 및 비방 등 14개 혐의로 기소됐다.
독일 헌법재판소는 2000년 12월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유포시킨 호주 역사가 프레드릭 퇴벤을 독일 내에서 처벌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오스트리아 법원은 지난해 2월 홀로코스트를 부인한 혐의로 기소된 영국 역사학자 데이비드 어빙에 대해 3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11개국은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것을 범죄행위로 처벌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유럽연합(EU) 의장국을 맡고 있는 독일은 EU 27개 회원국 전체가 홀로코스트 부인 행위를 범죄 행위로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 14일 EU 법무.내무장관 회의에서 홀로코스트를 부인하거나 인종차별주의적 증오와 폭력 행위를 선동하는 것을 처벌하는 법률을 모든 EU 국가들이 제정할 것을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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