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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모두들, 괜찮아요?

감독 남선호 | 출연 김유석, 김호정, 이순재 | 제작 (주)마술피리 제공 CJ엔터테인먼트 | 공동 제공 영화진흥위원회, KBS 등급 15세 관람가 | 시간 104분 | 2006년 부부와 아홉 살배기 아들, 거기에 아내의 아버지. <모두들, 괜찮아요?>를 꾸미는 가족은 단출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복잡하기 그지없는 멤버들이다. 남편 상훈(김유석)은 감독 데뷔를 꿈꾸며 10년째 반 백수 생활을 하고 있고, 한때 전도유망한 무용수였던 아내 민경(김호정)은 어느 새 신경질적인 동네 학원 무용 강사로 변했다. 아들 병국(강산)은 어른에게 말대꾸를 일삼는 맹랑한 애어른이고, 젊은 시절 소문난 바람둥이였던 장인어른 원조(이순재)는 치매에 걸려 가출을 일삼는다. 평범한 듯 사연 많은 <모두들, 괜찮아요?>의 가족은 바로 우리 가족들의 자화상이다.
모두들, 괜찮아요? ⓒ프레시안무비
<모두들, 괜찮아요?>가 현실의 한 부분을 도려낸 듯 생생하게 느껴지는 건 남선호 감독 자신의 이야기가 영화에 깊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3년 절치부심 끝에 이 영화로 데뷔한 남선호 감독과 영화 속 상훈을 겹쳐 떠올리는 건 그리 어렵지가 않다. 시나리오를 완성해 아내 민경에게 내미는 상훈의 모습은 감독 자신의 실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만년 백수로 놀고먹는 남편이 걱정돼 점집을 찾은 민경에게 '개털인생' 운운하는 점쟁이, 잠자리에서 피곤해하는 민경을 붙잡고 온갖 애교를 부려대거나, 낮잠만 내처 자다가도 전화벨만 울리면 점잖은 목소리로 고쳐 전화를 받는 상훈의 모습들은 현실 속의 우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실감나는 대사들은 역설의 유쾌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배우들의 호연도 <모두들, 괜찮아요?>를 즐겁게 한다. <강원도의 힘><섬><가능한 변화들> 등의 영화에 출연한 김유석은 한량에 바람기가 다분하지만 아양만은 일품인 '널널한' 인간 상훈을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플란다스의 개><나비> 등에 출연한 연극무대 출신 배우 김호정의 기름기 쏙 뺀 연기와 1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순재의 '귀여운' 치매 연기도 보는 재미를 더하게 한다. 그러나 <모두들, 괜찮아요?>의 몇몇 작위적인 에피소드들은 불편하다. 젊은 시절 유별난 바람둥이였던 탓에 집안을 복잡하게 만든 장본인인 원조는 상당히 보수적인 가족관을 갖고 있다. 집안에 들어 온 도둑 고양이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그의 뜬금없는 행동이야말로 나 아닌 다른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그러나 그의 그런 캐릭터는 종종 드라마 전체와 어색하게 충돌한다. 오랜 세월 아들, 딸들과 불편한 관계에 있던 원조가 그들과 화해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별거까지 치달았다가 화해하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민경과 상훈의 행동도 설득력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제목 그대로 영화는 줄곧 '모두들, 괜찮아요?'라고 묻다가, 갑작스레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괜찮다'고 결론을 내려 버린다. 안타깝게도 영화의 그런 성급한 위로는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선뜻 와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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