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21일 오는 6월로 예정된 북한 방문과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에 방북하면 거기에 대한 설명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 영남대에서 `남북의 화해.협력과 민족의 미래'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우리는 (2000년) 6.15 정상회담을 통해 민족자주의 통일원칙, 남측의 '남북연합' 주장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대한 공통성의 인식, 화해와 협력과 교류의 증진 등에 대해서 광범위한 합의를 보았다"며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도 난산 끝에 합의됐지만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 총명하고 결단력 가진 사람"**
김 전 대통령은 6.15 공동선언의 의미에 대해 "한민족이 역사 속에서 보기 드물게 자기 운명을 자기 의지를 가지고 결정한 사건"이라며 "제가 순안공항에 내려 김정일 위원장과 악수를 했을 때 김 위원장은 제게 '여기 무서운 곳을 어떻게 오셨냐'고 했다. 이 말은 비록 농담이었지만 남북간의 현실을 한마디로 상징한 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은 총명한 사람이었고, 이쪽 말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 그 자리에서 즉시 수용하는 결단력을 보였다. 세계와 남한의 사정도 잘 알고 있었다. 한마디로 대화가 되는 사람이었다"고 김 위원장에 대해 평가했다.
그는 남북연합, 남북연방, 완전통일의 3단계 통일론을 강조하면서 "지금 현 단계에서는 평화공존하면서 안심하고 서로 협력해 나가는 교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신뢰와 협력의 여건이 성숙됐을 때, 북한의 경제력이 상당히 발전됐을 때 평화적으로 통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관계 때문에 남북관계 근본적 변화 없어"**
김 전 대통령은 북미관계에 대해 "6.15 정상회담 이후 비록 남북관계가 큰 변화를 일어났지만 아직도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변화는 이룩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 최대 원인은 북미관계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 못지않게 북미관계를 개선하는 데도 내 일같이 힘을 보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북미관계의 초점은 북한 핵문제"라며 "북한은 이미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심지어 미국의 검증을 받을 용의가 있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이제 미국이 보다 진전된 반대급부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미국 측이 확실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그는 "6자회담에서 이것을 수용하고, 그 실천을 6자가 공동으로 보증하는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영남대에서 민주화와 남북간 평화 교류, 화해협력 기반 조성에 기여한 공로로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