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집권 4년차를 맞아 제시한 두 가지 정책과제인 양극화 해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서로 모순이라는 주장에 대해 청와대가 16일 "양극화 해소와 한미 FTA는 '두 마리 토끼'가 아니라 동반성장 전략의 두 수레바퀴"라고 반박했다.
***"'낡은 질서'에서 FTA는 양극화 부추길 수도"**
백승권 국정홍보비서관실 행정관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두 마리 토끼가 아니라 수레의 두 바퀴'라는 글을 올려 "2002년 월드컵 축구팀의 기초체력이 양극화 해소라면 선진기술은 한미 FTA"라고 주장했다.
백 행정관은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도 한미 FTA를 통해 서비스 분야 등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내야 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2019년 고령사회(65세 이상 노령인구 14%)로의 진입을 앞둔 우리 사회가 10여년 내에 개방과 경쟁을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경제 아래서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FTA가 성공하기 위해서도 양극화 해소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양극화 해소는 한미 FTA로 피해가 불가피한 중소기업, 농업 등 취약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백 행정관은 "'낡은 질서' 속에서 양극화 해소와 한미 FTA 추진은 상극적인 관계일 뿐만 아니라 양립이 불가능한 정책으로 보일 수도 있다"며 "양극화 해소와 한미 FTA라는 두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선 참여정부의 동반성장 전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FTA를 농업과 중소기업·서비스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지 못한다면, 한미 FTA를 통해 국가 전체적으로 증대되는 경제적 이익을 저소득층에게 효과적으로 재분배하지 못한다면 '양극화 심화의 주범'이란 낙인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양극화 해소가 단순히 부자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로빈 훗'에 불과하다면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투자 저하와 근로의욕 감퇴로 이어져 '빈자평등사회', '복지병'을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 "FTA 통해 G10으로 간다"**
노 대통령은 지난 2월 2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양극화 해소와 한미 FTA 두 가지 모두에 대한 반대 여론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개방에도 성공하고 양극화 극복에도 성공해야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성공하는 것인데, FTA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양극화 정책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양극화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사람들은 FTA에 대해서 불안하게 생각한다. 결국 FTA도 하지 말고 양극화 문제도 해결하지 말고 이대로 앉아서 우리끼리 싸움만 하면 대책이 나오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백 행정관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우리도 FTA를 통해 G10(주요 10개국 그룹) 안으로 간다. 이렇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한미 FTA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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