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는 야구' 한국, 꿈의 4강 무대로

[프레시안 스포츠]이진영 수비서 또 일냈다

완벽한 마운드 운용과 탄탄한 수비력을 발판으로 한국이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WBC 2라운드 최종전에서 일본을 2대1로 제압하고 4강행을 확정지었다.

이 경기에서도 한국 승리의 밑거름은 수비와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이었다.

박찬호를 선발 투수로 내세운 한국은 2회말 위기를 맞았지만 이진영의 환상적인 홈 송구로 일본에 선취점을 내주지 않았다.

2사 2루 상황. 일본의 8번 타자 사토자키가 우전 안타를 쳐내자 2루 주자 이와무라는 홈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한국의 우익수 이진영이 타구를 잡은 뒤 홈으로 정확한 송구를 해 2루 주자를 잡아냈다. 지난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전에서 멋진 다이빙 캐치를 했던 이진영의 이날 빛나는 수비는 박찬호에게 큰 힘이 됐다.

박찬호는 이진영의 호수비에 힘입어 마운드에서 안정을 찾았고, 5회까지 무실점으로 일본 타선을 막아냈다.

승부의 균형추가 무너진 것은 8회초. 7회까지 1안타밖에 기록하지 못한 한국은 8회초 김민재가 일본의 좌완 투수 스기우치로부터 볼넷을 얻어내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이번 대회에서 부진했지만 '국제용 스타'로 널리 알려진 이병규는 중전 안타를 쳐냈다. 이 순간 김민재는 3루까지 달렸다.

일본 중견수 긴조의 송구가 3루까지 정확하게 연결됐다. 김민재가 3루에서 태그 아웃 될 가능성이 커 보였다. 하지만 김민재는 이미 공을 잡고 있던 3루수 이마에의 글러브를 향해 몸을 아끼지 않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이마에는 마지막 순간 공을 놓쳤고, 3루심이 세이프 판정을 했다. 김민재의 투혼은 이종범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이어졌다.

일본은 9회말 선발타자 니시오카가 일본 전에 유독 강했던 구대성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뽑아내며 매서운 반격을 시작하는 듯 했다. 하지만 한국에는 구대성 만큼이나 두둑한 배짱을 지닌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있었다. 오승환은 자신감 있는 투구로 일본 타선을 압도해 경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