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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는 이런 와인 그리고 이런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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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는 이런 와인 그리고 이런 OST

[한재권의 Mosic & Muvie] 와인과 어울리는 영화음악

춘삼월, 시시때때로 엄습하는 나른한 춘곤증을 어찌하리오. 밤잠을 잘 자는 방법 외에는 도리가 없다. 벌건 대낮부터 자리펴고 누워 퍼질러 잠만 잘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자 그러니, 해가 지고 바야흐로 봄밤이 찾아오면 영화 OST들을 벗삼아 와인 한두잔을 곁들여 잠을 청해보자. 와인이라는 술과 영화음악이 잘 어울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 그 첫 번째는 와인이 가진 각각의 내력(원산지, 포도 품종, 수확시기, 가문의 비밀 등등)과 두 번째로는 여타 다른 주종과는 달리 와인을 마시는 데는 사람마다 제 각기 여러 가지 사연(데이트, 손님맞이, 초대해준 이에 대한 예의, 기념일 등등) 이 있어서 영화라는 스토리텔링적 상상력이 가득한 음악과 함께라면 더욱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이번 주는 와인과 잘 어울리는 영화 OST를 몇개 골라 드린다.
첫번째는 <사랑의 행로>(1989). 원제는 <The Fabulous Baker Boys>다. 클럽에서 재즈 피아니스트로 일하는 상반된 성격의 형제가 미모의 여성 보컬리스트를 영입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우여곡절의 이야기다. 시나리오 작가로 명성높은 스티븐 클로브스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영화 내내 재즈의 선율이 울려퍼진다. 특히 주연을 맡은 미셸 파이퍼의 음색으로 듣는 'My Funny Valentine'과 'Making Whoopee'는 그녀가 브로드웨이 무대 출신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킬 만큼 매혹적인 보컬이다. 관객들을 영화 속으로, 음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사랑의 행로>의 음악은 미국내 상업 재즈의 최고봉 데이브 그루신의 진두 지휘 아래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현대 재즈들을 구성, 유감없이 들려주고 있다. 이 OST는 어느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 . . . .
두번째는 <달콤한 인생>(1960).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에게 그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안겨줬던 이 영화의 음악은 니노 로타가 담당했다. 부조리극이 지닌 불편한 감성을 빠른 템포의 음악으로 포장해 사치와 방탕, 권태와 공허사이를 자유롭게 휘젓고 다닌다. 혼자서 분위기 잡고 레드 와인을 홀짝거리는 것보다는 가까운 지인들과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며 화이트 와인과 맛난 안주에 곁들이기에 좋은 음악들로 가득하다. 특히 묘한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카티나 라니에리의 고음 보컬은 나른한 봄기운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활력을 맛볼 수 있게 한다. . . . . . .
세번째는 <택시 드라이버>(1976).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만든 이 영화의 OST에는 음울하면서도 도회적인 이미지의 음악들이 넘쳐난다. 음악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인공 트래비스가 겪고 있는 강박증과 외로움을 고스란히 떠올릴 수 있으며 이 매력적인 멜로디 라인은 히치콕과 오손 웰즈 작품의 영화음악을 맡았던 버나드 허먼이 만들었다. 원시적인 울림으로 다가오는 색소폰의 음색은 홀로 있는 밤에, 그리고 상당히 드라이한 혹은 신맛이 강한 칠레산 레드와인과 잘 어울릴 것이다. . . . . . . .
마지막으로 <남쪽>(1988). 페르난도 솔라나스의 작품이다. 솔라나스는 고색창연한 아르헨티나의 풍경을 배경으로 결코 딱딱하지 않은 정치 드라마를 발표했던 인물. 영화 <남쪽>은 우화 형식의 작품을 아르헨티나 특유의 탱고 음악, 그것도 아스투루 피아졸라의 원곡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다소 이질적인 분위기의 영화를 익숙한 느낌의 것으로 바꿔 놓는다. 피아졸라의 탱고 음악들은 어떤 곡들을 듣더라도 와인과 잘 어울린다. 게다가 <남쪽>의 사운드트랙은 그 가운데서도 정수만을, 게다가 황송하게도 피아졸라가 직접 연주한 오리지널들을 제공한다. 연인과 함께 스페인계 민족들이 그토록 자랑스러하는 장밋빛 로즈와인과 곁들이기 좋은 음악들이 풍성하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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