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유위강, 맥조휘
출연 주걸륜, 진관희, 여문락, 진소춘, 스즈키 안
수입 씨앤엔터테인먼트 |
배급 미디어라인코리아
등급 15세 관람가 |
시간 108분 | 2005년 카 레이싱을 다룬 일본 만화 <이니셜 D>는 일본 내에서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상당한 남성 독자를 확보한 유명 만화다. 만화의 성공에 힘입어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도 제작돼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이니셜 D>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영화는 일본이 아닌 홍콩에 의해 제작됐다. <무간도> 시리즈의 유위강, 맥조휘 감독이 이 프로젝트를 위해 다시 한번 손을 잡았고 주걸륜, 진관희, 여문락 등 중화권 스타들이 대거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스즈키 안이 일본 배우로는 유일하게 캐스팅됐다. 일본에서 촬영된 것만 빼고 생각하면 <이니셜 D>는 해외에서 촬영된 홍콩영화로 분류해야 한다는 말은 그래서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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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셜 D ⓒ프레시안무비 |
낮에는 주유소 아르바이트, 밤에는 아버지의 두부가게에서 두부 배달 일을 겸하는 평범한 고등학생 타쿠미(주걸륜)은 매일 새벽 아버지(황추생)의 도요타 AE86을 타고 굴곡 심한 아키나 산을 넘어 두부 배달을 하면서 어느새 프로 수준의 레이싱 실력을 갖게 돤다. 여느 때처럼 새벽 두부 배달을 가던 타쿠미는 아키나 산에서 우연히 만난 아마추어 레이싱 팀의 다케시(여문락)와의 경주에서 이긴다. 그 후 여러 도전자들을 가뿐하게 물리치면서 86으로 불리게 된 타쿠미는 두부쟁이인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가 전직 레이서였고, 아버지의 차 AE86이 레이싱용으로 정교하게 튜닝된 차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프로팀의 쿄이치(진소춘)에게 져 실망에 빠져 있던 타쿠미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여자친구 나츠키(스즈키 안)가 자신 몰래 원조교제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큰 충격을 받는다. 카 레이싱을 소재로 한 영화답게 <이니셜 D>는 자동차 경주 장면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관객들이 실제 카 레이싱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현란한 화면과 빠른 전개를 자랑한다. '컷'으로 속도감을 묘사했던 만화와 달리 영화는 달리는 자동차 뒤를 바짝 뒤쫓는 카메라 워크와 과감한 클로즈업, 점프 컷 등을 적절하게 활용해 속도감을 만들어낸다. 특히 가파른 산 속 도로에서 펼쳐지는 격렬한 자동차 신은 영화의 하이라이트. 한컷 스피드를 높인 자동차들이 급커브가 연이어 나타나는 산길을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내달리는 드리프트 장면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엄청난 속도감이 느껴지는 화면에 비트있는 음악이 더해지면서 마치 한 편의 감각적인 뮤직 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감독은 원작 만화에 별다른 각색을 가하지 않고 원작을 살려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 때문에 원작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일본 현지 촬영을 고집했고 그 결과 원작 만화의 느낌이 살아있는 영화가 탄생했다. 그러나 20여 권에 달하는 만화의 내용을 108분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경주 신 같은 볼거리 연출에 치중하다보니 스토리의 밀도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만화의 스토리 전개에 더 관심이 많은 독자였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비트있는 경쾌한 음악을 배경으로 자동차들이 아슬아슬한 산길 급커브를 돌아 질주하는 장면이 주는 카타르시스도 만만치 않다. 만화의 팬이었다면 영화와 만화의 차이를 꼼꼼하게 짚어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람이 될 듯 싶다. 홍콩과 중국 등 중화권에서는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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