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고건 전 총리가 오는 12일 만난다. 지방선거에 임하는 고 전 총리의 정치적 입장이 윤곽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지방선거 연대 합의 끌어낼까?**
열린우리당은 7일 "오는 12일 정 의장과 고 전 총리가 서울 시내 모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당 전당대회 후 정 의장이 취임인사차 회동을 제안한 것에 대해 고 전 총리가 화답함에 따라 성사됐다는 설명이다.
당초 양측은 지난달 26일께 만날 예정이었지만 정치적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만남을 미뤄 왔다.
이에 따라 고 전 총리가 정 의장의 회동 제안을 뒤늦게나마 수용함으로써 본격적인 정치적 행보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 전 총리로서도 여당의 당 의장을 만나는 만큼 의례적인 상견례로 의미를 깎을 수는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 의장이 그동안 "고 전 총리가 우리당과 함께 한다면 지방선거에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입장을 개진해 온 터라 이에 대한 고 전 총리의 대응이 주목된다.
당 안팎에선 최소한 지방선거에 서로 협력하자는 정도의 원론적인 합의는 끌어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관측이 있다.
***고건 "지방선거 참여할 수단이 적절치 않다"**
고 전 총리 측은 일단 "이번 회동은 정 의장 쪽에서 먼저 요청이 왔고 당 의장 취임 축하와 격려를 하는 자리로 이해해달라"며 "정치적 의미보다는 선후배 간의 만남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얘기들은 기자들에게 오프닝을 공개해서 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오찬 들어가서 얘기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정 의장이 그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할 것인지 들어봐야 알지 않겠느냐"고 말해 양측 간에 진전된 합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특히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점증하는 것도 고 전 총리 측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고 전 총리측은 "그런 지적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고 전 총리가 정당을 만든 것도 아니어서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수단이 적절치 않은 것도 사실 아니냐"고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그는 그러나 "특정 정당에 입당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지방선거에 대응할 뾰족한 수가 있느냐"며 "분명한 것은 특정 정당에 들어간다거나 연대하지는 않겠다는 게 현재까지의 생각"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