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락 되는 듯이 보였던 영화 <왕의 남자> 대사 표절 시비가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윤영선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의 발언에 따라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영선 교수는 지난 3월 1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윤 교수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영선 교수는 이날 "내 작품의 대사가 도용됐고, 소송은 계속될 것"이라며 판결 전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일축했다. 문제가 된 대사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는 윤 교수가 1996년 쓴 희곡 <키스>의 핵심대사로 알려져 있다. 윤 교수는 또 "<왕의 남자> 측은 내 희곡의 대사를 도용하고도 오마주(영화에서 존경의 표시로 다른 작품의 주요 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것을 일컫는 용어-편집자주)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도용"이라면서 "영화 개봉 당시 저작권을 인정하는 도덕적, 윤리적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만을 요구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어 결국 법의 도움을 청하게 됐다"고 그간의 소송 경위를 설명했다. 표절시비가 불거진 직후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희곡 <이(爾)>를 쓴 김태웅 연극원 교수는 "(저자의) 허가 없이 오마주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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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프레시안무비 |
영화 제작사 측에서 계속해서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면 <키스> 공연을 보는 관객들은 이 연극이 <왕의 남자>의 대사를 표절한 것으로 오해하지 않겠는가라는 것이 윤 교수가 소송을 고집하는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윤 교수 측에서 먼저 소송을 취하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 교수는 2월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왕의 남자> 제작사인 이글픽쳐스와 씨네월드, 이준익 감독 등을 상대로 영화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으며 첫 공판은 오는 12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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